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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그리스도인의 상투적인 말(9): 나는 모태 신앙입니다

내가 다니는 그레이스 교회는 전체 등록 교인이 5,000여 명이나 되는 큰 교회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성도를 다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주일 아침에 두 번 그리고 저녁에 한 번 예배를 드린다. 아침의 두 번 예배에는 같은 메시지가 8시 30분과 10시 30분에 전달되고 저녁 예배는 아침과는 다른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리고 아침의 두 번 예배 시간 중 한번을 택하여 10여 개의 소그룹 모임에 흩어져 친교 예배를 가지며 이 모임에서 본 예배와 다른 메시지를 듣고 모여서 교제와 찬송 그리고 그룹을 담당하는 목사님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으며 예배를 드린다.

그러나 이 교제 모임조차, 300명에서 500명 가량이 모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다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튼, 내가 교회가 크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10년 이상을 같이 출석했던 사람들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설령 안면이 있다 할지라도 피차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른다. 이런 사람들과 가끔 개인적인 일이나 혹은 교회 일로 만나게 되면 그들이 거의 어김없이 묻는 말이 있다.

“김 형제는 어떻게 예수님을 믿게 되었어요?”라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어떻게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간증한 후에 상대방의 간증을 요청해서 들으며 우리가 주님 안에서 한 형제라는 사실을 피차 확인하고 하나님이 우리 삶에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즐기면서 같이 나눈다.

그런데 너무나 자주 한국 성도들을 만나서 그들의 간증을 요청하면 흔히 듣는 말은 “나는 모태 신앙입니다.”라는 말이다. 이러한 말은 목회하는 사람의 입에서도, 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신학도의 입에서도, 신실한 성도의 입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심지어 지금은 교회 생활을 하지 않고 기독교인으로서 아무런 열매도 없는 사람들의 입에서도 “제가 원래 모태 신앙이었는데 지금은 교회에 다니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가게 되겠지요.”라 말한다. 이들은 자신이 지금은 교회는 다니지 않지만, 모태신앙이기에 믿음을 가진 기독교인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모태 신앙이라는 말이 성경적으로 틀린 말이라는 것은 믿음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간단하게 설명이 된다.

믿음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믿음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믿음의 첫 단추는 자신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고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이다.(엡 2:8-9)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라는 로마서의 말씀처럼 모든 사람은 죄인이다. 부모님이 믿는 사람이건 불신자이건 상관없이 다 죄인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사는 누구도 의롭지 않기 때문이다.(롬 3:10; 3:23) 아무리 아무것도 모르는 갓 태어난 아기라 할지라도 의인일 수 없으며 설령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배 속에 있는 태아라 할지라도 의인이 아닌 죄인이다.

예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비록 호흡하며 살아 있어도 허물과 죄로 인해서 영적으로 죽은 사람이다.(엡 2:1-5) 사람은 이러한 영적 사망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결국 죽으며 죽음 후에는 심판이 있기 때문이다.(히 9:27) 이 영적 사망의 상태는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면서 시작된다. 이러한 사망의 상태는 부모님들의 믿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어떤 사람도 자신의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기 때문이다.(엡 2:3)

이러한 죄로 죽은 상태를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구원을 얻는 믿음, 즉 신앙을 가질 수 없다. 신앙은 복음을 듣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길이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주로 인정하며 믿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것은 나의 행위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능력으로 되는 일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일이다.(엡 2:8)

그리고 그 능력과 은혜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복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롬 1:16)

그러나 태아는 아직 지각이나 사리를 온전히 분별할 능력을 갖춘 상태가 아니므로 복음을 들을 수도 없고 그 내용을 이해해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섬길 수도 없는 상태이다.

요한복음은 말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요 1:12-13 저자 강조)

결론적으로 ‘모태 신앙’이라는 말은 성경에 없는 틀린 말이기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론 모태 신앙을 가졌다는 사람 중에 정말 신실하신 어머니나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복음의 말씀을 듣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복음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주님을 믿는 신앙으로 인도된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의 구원 시기를 분명하지 않지만,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이 죄인 됨을 알아서 영생에 이르는 온전한 믿음을 가졌고, 그 삶 속에서 성령의 열매가 풍성한 신자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의 신앙도 ‘모태 신앙’이 아니다. 이는 성경적으로 틀린 말이다.

주위에 자신이 모태 신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만일 그분이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고 복음의 말씀을 분명하게 이해한다면 자신이 말하는 모태 신앙이라는 단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게 말하기보다는 예를 들어서 “나는 하나님을 믿는 신실하신 부모님 영향으로 언제인지 모르지만,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등으로 말하는 것이 바른 간증이다.

폴 워셔는 그의 저서 “복음”(생명의 말씀사)에서 “세상 사람들이 지옥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면서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 더 잘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성도에게 주신 복음에 일치하지 않는 다른 복음을 전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예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불신자들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모태 신앙이라는 신앙은 없는 신앙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원에 이르는 복음의 말씀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롬 10:17)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보내신 자를 믿는 자만이 영생을 얻을 수 있고 심판에 이르지 않고 영적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다.(요 5:24 참조)

김상우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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