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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잘 챙겨간 성경책!

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어제 평소 월요일보다 좀 많이 걸어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바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샤워를 하며 생각해보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나님을 찾았다는 사실이 왠지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어제의 흐렸던 날씨는 개었지만 기온이 내려간 듯 피부로 와 닿는 공기가 조금은 차갑게 전해집니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이 시기가 거리분들께는 한겨울이나 한여름보다 지내기 더 힘든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산역에 도착해 준비한 간식에 김밥을 담아 포장하고 대합실로 올라갑니다. 사역자들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함께 사역을 했던 분인데 아이의 방학으로 잠시 사역에 함께하지 못하다가 아이가 개학을 하여 다시 사역에 나와주셨습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다보니 사역자들이 다 도착해 간단한 나눔의 시간을 갖고 시작 기도를 드린 뒤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거리분들이 기다리시던 곳으로 갔는데 오늘은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조금 기다리다보면 오시겠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조금 흘러도 오시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텐트촌을 내려가야 했기에 조금 더 기다리다 다른 사역자 한 분과 텐트촌으로 향했습니다.

텐트촌 사역을 마무리하고 올라오니 우려와는 다르게 많은 분들과의 만남을 가졌다는 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산역 사역을 마무리하고 서울역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내려가서인지 거리에서는 거리분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왠지 어제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을 걷던 제 모습이 오버랩되는 듯 하였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서울역에 가면 거리분들을 만날 수 있기에 어제와는 다른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서울역 12번 출구에 있는 공원에 도착했는데 찬바람이 불어서인지 그곳에도 거리분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아침에 공동체를 나올 때 함께 용산 사역을 온 사장(사역책임자)님이 거의 한 달 전에 신청받은 성경을 주섬주섬 챙기며 오늘은 왠지 이 분(성경책을 신청하신 분)을 만날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이 이 공원(서울역 12번출구 앞 공원)에서 성경을 신청하셨는데 그분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서울역 지하도로 내려오며 한 달이나 지났는데 안 오시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함께 사역을 간 사장님과도 이제 성경책을 그만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말을 하며 서울역 광장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지하도로 이동하며 혹시 거리분들이 계시나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는데 멀리서 낯익은 실루엣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실루엣은 저희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는데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자 그분의 얼굴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조금 전까지 저희가 그렇게 만나기를 희망했던 성경책을 신청하신 어머님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드리니 그런 제 모습에 조금 놀라셨는지 어머님은 뒤로 한 걸음 물러 나셨습니다. 저는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하다고 하고 저를 기억하시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참을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제가 저와 어디서 만나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 성경책도 신청하셨다고 설명을 드리니 그제서야 어머님은 기억이 난다는 듯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머님과 잠시 더 대화를 나누고 성경도 전해드린 후 다시 만나기를 기약했습니다. 어머님과 헤어지고 걸음을 옮기며 다시 한 번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숨소리까지 다 듣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오늘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봅니다. <류연우>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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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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