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호 / 믿음의 삶
나는 교회가 무엇인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회는 ‘베드로의 고백 위에 세워진 거듭난 성도가 모인 유기적 생명체,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신 한몸 공동체,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의 충만’이라고 언제든지 말할 수 있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위해 성경공부, 섬김과 봉사와 구제, 여러 선교지들을 다녔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은커녕 세월이 갈수록 기쁨과 감사와 소망과 사랑은 없었고, 죄에서는 한 발짝도 멀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긴 교회생활의 연륜으로 판단과 정죄, 회개를 반복하면서도 인정과 칭찬을 받았던 것이 나의 실체였다.
그러나 복음학교를 통해 교회가 무엇인지, 교회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됐다. 그러다 최근, 오랫동안 불거진 미국 연합감리교단의 동성애 이슈로 교회와 성도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다. 더이상은 어떤 소망도 보이지 않자 말씀을 따르겠다고 결심한 성도들이 주축이 되어 교단과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기존의 교회들도 문을 닫는 이 때에, 또한 아직 절반 수준도 회복이 안 된 교회들이 많은데, 지금 개척교회를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등등 수없는 부정적인 말도, 비난도 큰 어려움은 되지 않았다. 진짜 어려움은 목회자 없이 성도들끼리 진리대로 살겠다고 했지만, 다음세대, 선교, 교제, 구제와 사회정의 실현 등 각자가 중점을 두고 싶어 하는 교회를 향한 다양한 요구와 각각의 생각들이었다.
30~40년 넘게 오랫동안 교회를 섬기며 나름대로의 교회관을 가지고 있기에 교회가 하나가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안에도 서로 깨닫게 되었다. 그러다 우리가 원하는 교회가 아닌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하나님이 꿈꾸시는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기 시작했고 기도했다. 우리는 단지 하나로 연합될 교회의 목적과 목표가 필요했었는데 하나님은 ‘예수교회회복을 위한 복음성경학교’를 답안지처럼 준비하고 계셨다.
우리는 8주간 진행된 복음성경학교 강의를 들었다. 에베소서를 통해 우리는 예수생명을 가진 교회된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이며, 주님의 영광의 찬송이 되는지 알게 되며 다함께 감격했다. 그리고 영광스러운 교회 회복을 위해 조직, 프로그램, 건물, 성도 수의 확장을 꿈꾸는 자가 아닌 이제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예수생명으로 이끄는 교회로 설 것을 선포했다.
우리는 지금 중보기도팀을 이루고 매주 목요일마다 말씀기도를 하고 있다. 교회와 다음세대 열방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구하고 있다. 우리는 또 교회 건물을 사거나 불필요한 조직과 시스템을 위해 재정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교회의 비전이 된 다음세대를 세우고 선교에 집중하기로 했다. 예수교회로의 순종의 걸음에 하나님이 행하실 일을 더욱 기대한다. [복음기도신문]
탁은숙(샌디에고 주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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