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라이에서 내전이 끝났다.
지난 11월 2일 에티오피아 정부와 티그라이 주 정부는 ‘내전 중지’에 공식 합의했다. 이로써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티그라이 내전은 종결됐다.
이 평화협정을 놓고 양측의 옳고 그름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논쟁과, 2년여에 걸친 전쟁을 끝내고 아프리카연합(AU)이 채택한 ‘과도기 정의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에티오피아 상황을 11일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전했다.
에티오피아 인권위원회와 다른 국제 기관들이 보고한 바와 같이, 이 내전의 모든 당사자들은 학대를 저질렀다.
에티오피아 신학대학원 교수이자 에티오피아 최대 복음교단 중 하나인 케일 헤이웨트 교회의 전 부총재였던 데스타 헬리소는 “이 전쟁에서 깨끗한 사람은 없었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이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화협정은 성경에 나오는 명령을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협상 내용은 군사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에티오피아 인구 1억 2000만 명 중 700만 명이 거주하는 아프리카의 뿔 최북단 지역에서 2년여 지속된 이 분쟁은 양측의 적대행위와 인도주의적 휴전 사이에서 흔들렸지만, 결국 더 나은 쪽으로 기울었다.
유엔은 520만 명의 티그라이인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프리카연합(AU)이 중재한 이번 평화협상은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의 완전 무장해제 합의로 마무리됐다.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TPLF는 협정 서명 후 30일 이내에 무장을 해제하고, 중앙정부는 공항과 고속도로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는다. 중앙정부는 티그라이에 통신·교통·은행 서비스를 다시 제공하고, 이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평화는 15개 조치에 포함된 소 조항의 결과에 달려 있다. 연방정부는 2019년 아프리카연합(AU)이 채택한 “포괄적 과도기 정의 정책(AU Transitional Justice Policy, AUTJP)’” 시행에 동의했다.
에티오피아는 이 ‘과도기 정의 정책’의 시행에 있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헬리소는 “화해의 가능성이 거기에 있다. 정의에 대한 일부 선언은 고통스럽겠지만 평화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도기 정의 정책(AUTJP)’은 내전, 독재, 대량학살과 같은 정치적 위기와 심각한 인권유린을 겪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과도기 정의 실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형사 책임을 넘어 공정한 조사를 보장함으로써 분쟁의 화해, 피해자 배상 및 추모의 기준을 제공한다.
AU 집행위원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는 “이제 우리에게는 과도적 정의 정책이라는 수단이 있다. 그것은 아프리카 내에서 자생적으로 제정된 것이고, 진보적 방법론과 접근법이 풍부하며 아프리카 공통의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썼다.
이제 그것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우후루 케냐타 전 케냐 대통령은 “악마는 협정 이행 과정에서 나타날 것”이라면서, 관건은 양측이 얼마나 적대행위 중단 절차를 잘 이행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평화협정 후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군의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했고, 휴전협정을 감시할 책임이 있는 아프리카연합(AU)은 과도기적 정의 정책(AUTJP)을 암하라어(에티오피아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유엔은 이 협정을 “축하할만한 첫걸음(welcome first step)”이라면서, “양측이 화해의 정신으로 계속해서 총기를 내려놓고 나라를 평화와 안정의 길로 되돌리길” 촉구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 협정을 티그라이군의 항복으로 보았다.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대변인 게타츄 레다는 향후 협상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양보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 아흐메드 측에서 볼 때 그것은 승리였다.
그는 티그라이인들에게 “속임수, 사악함, 파괴적 행위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웃 국가인 에리트레아와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킨 공로로 201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총리는 이 합의를 환영했다. 오로미아주, 소말리아,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심각한 인종적 긴장과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헬리소는 티그라이군이 무기를 내려놓기로 합의했을 때 크게 기뻐하며 에티오피아에 희망이 갑절이 되었다고 환영했다.
2018년 집권한 아비 전 총리는 27년간 에티오피아 정계를 주름잡은 집권 통합 여당인 에티오피아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오로모족 출신의 복음주의 지도자 아비는 개혁을 시작하고 인권을 확대하면서 티그라이의 우세를 줄이기 위해 TPLF가 속한 EPRDF 정당을 해산하고, ‘번영당(Prosperity Party)’을 창당했다. 티그라이는 연정을 이탈하고 야당으로 전락했다. 에티오피아는 80여 개의 민족집단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로, 오로모족(인구의 35%), 암하라족(27%), 티그라이족(6%)이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소수의 티그라이족이 정권을 잡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아비 총리는 코로나19 명목하에 2020년 8월로 예정되었던 총선을 연기시켰고, 재임기간을 연장했다. 재집권을 노렸던 TPLF는 9월 독자적인 지방의회 선거를 강행하며 긴장이 치솟았다. 에티오피아 상원은 이를 위헌으로 규정하고, 티그라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삭감했다. TPLF는 정부군 기지를 공격했고, 11월 4일 아비 총리가 티그라이 지역에 연방군을 투입하며 내전이 시작됐다. 거기에 티그라이와 감정이 좋지 않았던 에리트레아까지 정부군에 합세하면서 전쟁은 확대되었다.
최악의 잔학행위로는 에리트레아가 비난받고 있다. 조직적 성폭행과 폭행, 고문 등의 전쟁범죄가 너무 많아 집계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군은 티그라이 지역을 완전히 봉쇄하고 모든 지원을 차단했다. 반군도 정부군 편에 선 암하라족과 아파르족 민간인 수천 명을 살해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평화협정의 약점은 티그라이와 암하라 지역 사이의 분쟁지역인 TPLF의 숙적 에리트레아와 암하라 지역 민병대가 참여하지 않아 명확한 언급이 없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다른 티그라이 정당과 단체들은 이 협정을 비난했다.
전쟁 중 연방정부의 만행을 기록한 Tghat 미디어 회사의 공동 편집자인 메론 게브리아나예(Meron Gebreanaye)는 티그라이 군의 무장해제는 “전적인 재앙”이라고 말했다.
영국 더럼대 신학 박사과정에 있는 그녀는 “민족화해 과도기 동안 티그라이 주민 보호를 위한 국제평화유지군을 평화협상에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전쟁 시작 전 이미 군사 배치를 경고한 국제 기구들을 인용하며, 이것이 아비가 정치적 라이벌인 티그라이에 대해 “완전한 무력화”를 시도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티그라이를 완전히 포위해 황폐하게 만든 에리트레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리고 과도기 정의에 대한 의구심에 종교 행위자들을 포함시켰다.
침례교 신자인 그녀는 “에티오피아 교회는 민족적 충성심이나 권력자들과의 종교적 유대감 때문에 문제가 되어 왔다. 많은 이들이 화해와 진실을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티그라이의 40% 이상은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로, 전체 인구의 약 44%가 신앙을 표현하고 있다. 흔히 펜타이(Pentay,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복음주의 교회로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사회의 모든 복음주의 기독교 교단과 조직을 지칭)라고 불리며, 대부분 오순절파라고 불리는 복음주의 교파는 에티오피아 전체의 약 19%에 달하며 남서부에 가장 많은 교파가 있다. 반면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국제앰네스티는 게브리아나예의 우려에 공감하며 정부 측의 “만연한 면책”을 언급했다.
반면 헬리소는 여러 명의 가해 군인들이 재판을 받고 수감됐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비 총리가 많은 티그라이 범죄자들을 용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의원들은 선거가 끝나면 의원직에 복귀될 것이다. 그는 티그라이 반군은 이전에 두 차례나 일방적으로 인도주의적 휴전을 깨뜨렸으며, 에티오피아 정부를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헬리소는 “국민들은 나라의 장관들이 기독교 신앙과 헌법 질서 사이에서 얼마나 힘겹게 균형을 맞추는지 잘 모른다. 때로는 강제적으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을 넘어 그의 분노는 외부로 향했다.
그는 “인권단체들이 정치적 의제로 우리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우리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이용하여 우리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유엔조차 “거의 신뢰할만하지 않다”면서, “아프리카연합(AU)이 평화협정을 중재했으며, 계속해서 협정의 이행을 관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헬리소는 최근 아프리카 대륙을 괴롭히는 부패, 부족주의, 종교적 극단주의에 대한 기독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시민단체 ‘소포스 아프리카(Sophos Africa)’를 설립했다.
게브리아나예는 이번 평화협정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낙관론”을 표했다. 그녀는 이 협정을 통해 최소한 잔혹한 갈등이 끝나길 바란다. 그러나 평화는 광범위한 사회개혁과 공적인 책임 여하에 달려 있다.
그녀는 “우리는 모두 상처를 입었고, 이제 정의와 평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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