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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공룡에 관한 작은 신학

사진: Katie Smith on unsplash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시 19:1), 기이한 창조물이 그분을 찬양한다면(시 104:24), 오래전에 멸종한 놀랍고도 거대한 이 파충류도 그분에 대해 뭔가 장엄한 것을 말해야 한다

나는 요즘 티라노사우르스 렉스, 스테고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그리고 벨로시랩터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더불어 목이 길고 작은 뇌를 가진 디플로도쿠스와 머리 볏이 있는 파라사우롤로푸스처럼, 사람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공룡도 알게 되었다. (당신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술술 발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고생물학자도, 그렇다고 박물관 큐레이터도 아니다. 쥬라기 이야기의 가장 최근 영화는 아직 보지도 못했다. 나는 그냥 두 살 사내아이의 아빠일 뿐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처럼, 내 아들도 공룡에 관해서 읽고, 공룡과 놀고, 또 공룡 소리를 낸다. 

지난 몇 달 동안 아들의 공룡 셔츠와 책(그리고 피규어와 스티커)은 나의 오래된 매혹을 다시금 기억나게 했다. 대부분은 어린 시절 보던 만화 ‘공룡시대’(Land Before Time)와 엄지손가락으로 넘겨 가며 읽던 브론토사우루스 책 이후로 묻혀있던 것이었다. 아들 덕분에 추억뿐 아니라 몇 가지 새로운 질문도 생겼는데, 그건 내가 아들이 공룡과 관련해서 하나님의 창조 설계를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시 19:1), 기이한 창조물이 그분을 찬양한다면(시 104:24), 오래전에 멸종한 놀랍고도 거대한 이 파충류도 그분에 대해 뭔가 장엄한 것을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그게 뭘까? 

오래된 뻔한 소리?

공룡과 관련해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공룡이 수백만 년 전에 지구를 배회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최근에 살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두 관점 모두 다 성경적 가치가 있다. 그리고 둘 다 어렵다.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나도 이 질문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갖고 있지만, 이 글의 목적을 위해 그 부분은 아예 배제하겠다. 

내 아들이 커서 젊은 지구론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늙은 지구론을 받아들일지,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내 관심은 오로지 그가 공룡을 (그리고 온 땅을) 창조주 하나님과 관련하여 바라볼지 아닐지의 여부이다. 그리고 공룡이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사실상 공룡 뼈의 나이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것 같다. 공룡이 중생대에 살았든 노아 시대에 살았든 달라질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공룡이 사나웠고, 또 많은 공룡이 환상적이었다. 또한 많은 공룡이 절대적으로 거대했다.

그럼 공룡처럼 놀라운 생물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교훈 중에서도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보자. 

지혜의 하나님을 의지하라

스티브 브루사테(Steve Brusatte)의 인기 있는 2018년 책,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The Rise and Fall of the Dinosaurs)는 공룡의 지배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사를 알려준다. 불행히도, 그 책은 또한 공룡이 하나님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대중적 견해를 드러내고 또 강화한다. 그의 이야기에서 하나님의 역할을 맡은 것은 자연주의 진화(Naturalistic evolution)이다. 맹목적이고 두뇌가 없는 힘이 어떻게 된 셈인지 엄청난 선견지명을 부여받았다. 거대한 용각류와 같은 “진화 창조된” 짐승들(108), 그리고 “진화는 모든 조각 하나하나를 올바른 순서로 모았다”(117). T. 렉스와 비슷한 부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진화의 위업”이었다(225).

자연주의 세계관은 그 자체로 비교적 새로울 수 있다. 그러나 표면 아래 숨은 근본적인 동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의 백성은 항상 대중이 열광하는 신화에 맞서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고백해야 했다. 고대 세계에서 이스라엘의 이웃 가나안 사람들은 탄니님(tanninim, 두려운 바다 생물, 때때로 “뱀” “용” 또는 “괴물”로 번역됨)이 “태초에 바알이 직면한 혼돈의 힘”(Derek Kidner, Genesis,  54)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반해서, 모세는 창세기 1:21에서 “하나님이 큰 바다 생물을 창조하셨다”고 기록했다. 가나안 사람들은 단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말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놀라운 괴물조차도 하나님이 창조한 걸작임을 안다. 

비슷한 방식으로 욥기에서 하나님은 거대한 육지 동물인 베헤못과 사나운 물의 짐승 리워야단(가나안 신화의 또 다른 괴물)을 언급하며, 그들을 하나님의 피조물로 묘사한다. “베헤못을 볼지어다 내가 너를 지은 것 같이 그것도 지었느니라”(욥 40:15). “온 천하에 있는 것이 다 내 것이니라”(욥 41:11). 따라서 하나님이 공룡에 대해서도 같은 말씀을 하실 건지, 더 이상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많은 학자가 베헤못과 리바이어던을 하마와 악어와 동일시하지만, 시적 묘사가 그려내는 크기로 볼 때 단지 하마와 악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베헤못과 리바이어던은 용각류나 티라노사우루스류로 쉽게 오인될 수 있을 정도이다.

자연주의 시대에 자라는 어린이는 시편 시인의 창조 신조를 자주 그리고 즐겁게 들을 필요가 있다.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땅에 가득하니이다”(시 104:24). 하나님의 지혜는 모든 피조물을 뼈까지 아름답게 장식한다. 가장 먼저 기억할 점은 공룡이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창조주라는 이름이 붙은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초대한다는 것이다. 

능력의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몸통에서 꼬리까지 7톤의 살과 뼈가 온몸에 퍼져 있는 가장 큰 코끼리를 상상해 보라. 이제 가능하다면 이 코끼리 몸무게의 7배, 길이의 서너 배에 달하는 생물이 우뚝 솟은 목, 통배, 그리고 나무줄기 꼬리를 가지고 땅을 가로질러 뒹굴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이제 당신은 아마도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육상 동물인 아르젠티노사우루스에 대해 희미하게나마 뭔가를 느꼈을 것이다. 

이제 아르젠티노사우루스보다 훨씬 작지만 비교도 안 되게 더 사나운 다른 생물을 생각해보자. 코끼리와 같은 톤수(그런데도 10피트는 더 길다)를 가진 그놈은 근육으로 두꺼워진 허벅지로 마구 뛰어다니고, 거대한 머리는 6톤의 압력으로 무엇이든 내리누를 수 있는 엄청난 턱을 갖고 있다. 말 그대로 차를 부수는 힘이다. 이제 당신은 아마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사나운 육상 동물인 T. 렉스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할 수 있다. 

이제 그 짐승들 앞에 서 있는 당신을 상상해 보라. 하나님께서 리바이어던에 대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중에 감히 “그런 동물을 격동시킬 만큼 사나운 사람은 없다”라고 말하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누가 내게 감히 대항할 수 있겠느냐?”(욥 41:10)

공룡은 우리를 떨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진짜 떨리는 건 공룡 앞에서가 아니다. 허리케인처럼 그들도 단지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가 살고 움직이고 또 존재하도록 하는 바로 그 하나님의 능력을 증거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그 하나님 앞에서 서게 될 것이다. 매튜 헨리(Matthew Henry)가 베헤못에 대해 말했듯, 우리는 모든 공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그런 거대한 짐승을 만들고 그가 가진 능력을 그런 짐승에게 주신 분과 과연 싸울 수 있는지, 아니면 그에게 복종하고 그와 화해하는 것이 지혜롭지 않을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라.(An Exposition of the Old and New Testament, 223)

하나님은 T. 렉스의 입에 있는 모든 이빨을 만드셨다. 그는 아르젠티노사우루스의 몸통에 모든 무게를 추가했다. 비록 죽었지만 그들의 뼈는 여전히 하나님의 능력을 증거하고 있다. 우리에게 그것들은 창조주의 지혜를 신뢰하고 그의 능력을 두려워하라고 외치고 있다. 

놀라운 하나님을 찬양하라

가장 무서운 하나님의 능력이 그리스도 안에서는 찬양의 이유가 된다. 믿음은 두려운 대상을 경외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우렛소리는 하나님의 음성이 되고(시 29:3), 광대한 우주는 그분의 손가락의 작품이 되고( 8:3), 또 거친 바다는 우리 주님을 위한 포장도로가 된다(마 14:25). 가장 사나운 짐승조차 그의 영광의 빛을 발한다.

하나님의 자녀는 리바이어던을 (더 나아가 공룡까지) 볼 줄 알고, 짐승 같은 모습뿐 아니라 그의 “늠름한 체구”(욥 41:12)까지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짐승의 발자국 안에 앉아서 놀라운 하나님을 경배할 수 있다(시 104:31-32). 그들은 짐승의 비늘을 추적할 수 있고, 이제 번개 아래에서 외쳤던 다윗 왕처럼 우리도 “영광!”이라고 소리칠 수 있다(시 29:9).

시편 104편은 공룡에서 영감을 받은 찬양이 어떤 것인지 잘 알려준다. 여기에서 시편 기자는 흐르는 시내와 노래하는 새와 같은, 피조물의 부드러운 아름다움만을 찬양할 뿐 아니라 피조 세계의 좀 더 잔인한 측면, 먹이를 노리는 어린 사자와 놀랍게도 바다에서 노는 리워야단을 보면서까지 하나님을 찬양한다(시 104:2126). 어떤 사람은 오래전에 멸종한 종(species)의 뼛속에서 단지 “무의미한 생명의 덩어리”만을 볼 뿐이라고, 데렉 키드너(Derek Kidner)는 썼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창조주의 부요하심과 그의 생각의 범위와 정확성이 얼마나 세밀한지를 암시하는”(시 73-150, 405) 바를 보도록 가르친다.

고생물학을 통해 우리는 시편 시인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시편 104편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 생물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고, 또 우리가 발견해주길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제대로 이해한다면, 이런 고대 짐승의 화석은 하나님을 찬양할 때 꼭 필요한 악기가 된다. 

복음주의 조각칼

최초의 공룡이 발견되기 1세기 전(1820년경), 목사이자 자연 애호가인 제임스 하비(James Hervey, 1714-1758)는 당시에 새로운 뉴턴식 과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항상 복음주의 망원경으로 가시계를 보아야 한다. … 그리고 또한 복음주의 현미경으로 바라보아야 한다”(The Spirit of Early Evangelicalism, 150). 별을 연구하라. 그들의 거리를 측정하라. 세포를 연구하고, 그 특징을 표시하라. 또 세포의 기능을 설명하라. 그러나 별과 세포, 그 모두를 다 하나님의 작품으로 연구해야 한다. 

공룡을 발견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하비가 말한 복음주의 망원경과 현미경에 복음주의 조각칼을 추가할 수 있다. 공룡을 연구하라. 공룡의 이름을 알아내고, 나이를 고려하라. 공룡에 관한 수십 권의 어린이 책을 읽으라. 그러나 공룡이 가르치는 더 큰 교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공룡에 대한 내 아들의 열정은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나는 안킬로사우루스 피규어에서는 하나님의 지혜를, T. 렉스 티셔츠에서는 하나님의 능력을, 그리고 두 살짜리가 내뱉는 공룡 포효에서는 하나님의 찬양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공룡은 우리를 떨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진짜 떨리는 건 공룡 앞에서가 아니다. 허리케인처럼 그들도 단지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가 살고 움직이고 또 존재하도록 하는 바로 그 하나님의 능력을 증거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그 하나님 앞에서 서게 될 것이다

스콧 허바드 Scott Hubbard | Desiring God의 에디터, All Peoples Church의 목사이다. Bethlehem College & Seminary를 졸업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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