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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가난한 시골 마을 교회가 선택한 교회 건축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선교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정은 아마도 교회 건축 지원일 것이다. 또 한국교회는 교회 건축 지원을 가장 선호하는 선교 지원 사역으로 여기는 것 같다. 교회 건축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선교단체가 있을 정도이다. 아신대(ACTS)의 김한성 교수는 선교지 교회 건축 지원은 한국교회 선교의 한 문화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교회 개척의 열정과 경제적인 성장 그리고 눈에 띄는 교회당 모습 등이 관련된 것 같다. 선교지에서 수십 개의 교회 건축 지원을 한 선교사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선교지에 교회 건축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국교회는 선교지 교회 건축 지원을 통해 현지 교회가 더욱 헌신하고 신앙이 성숙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연결하는 선교사도 동일한 마음으로 지원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어떨까? 안타깝지만 지원을 받고 건축한 교회 교인들이 이후에 더욱 헌신하면 좋은데 우려스러운 모습을 많이 본다. 오늘은 그런 질문에 대한 중요한 답을 듣게 되었다. 매쁘이키 교회 무카 목사의 고백을 통해서이다.

“교회 건축은 신앙의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쁘이키 교회 담임목사의 고백이다. 교회 건축은 단지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신앙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교회당 건물은 교인들의 헌신과 기도와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애쓰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실 것을 기도하게 된다. 이런 헌신과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원래보다 그것을 깊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외부 지원자 접촉 과정에서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매쁘이키 교회당은 기둥이 흰개미로 훼손이 많이 되어 오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 재건축이 필요한데 작년까지만 해도 교회의 의견은 외부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실제로 근처의 한 이장을 통하여 한국 선교사를 소개 받고 같이 만났다. 교회를 방문하고 설계도를 보더니 이후에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교회에서 거의 준비가 안 된 모습과 2억 원이 넘는 건축 도면을 보고 놀랐던 것 같다. 그 이후 무카 목사는 교회당 건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교회당 건축은 단순한 건물 건축이 아니라 신앙의 한 과정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우리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하루하루 먹고 살고 있음을 고백한 것이다. 이것을 교회당 건축으로 확장하여 적용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하나님은 우리를 축복해 주실텐데 그것을 드리면 건축할 수 있습니다.”

교회당 건축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드리고 헌신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교인들과 나누고 난 뒤 이전과 다른 결정을 하였다.

“외부에 교회 건축 프로젝트 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는 먼저 교인들이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교인들도 그렇게 동의하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다. 첫째, 교회 건축을 위하여 프로젝트를 만들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둘째는 한 가정이 한 달에 하루 일당 이상을 헌금한다. 셋째는 5년을 헌금하며 그 사이 건축을 시작하여 5년 뒤에 헌당 예배를 드린다. 넷째, 조건 없는 외부 지원은 감사함으로 받는다. 외부에 의존하려 하였던 작년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인 성숙한 자세이다.

20221025 Karen2 min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올 1월부터 시작된 헌금은 2만 달러 정도였다. 가난한 교인들의 귀한 헌신의 결과이다. 이것을 보면서 중요한 사실을 확인한다. 외부의 지나친 교회 건축 지원은 이들의 신앙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카 목사의 ‘신앙의 문제’라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다. 헌신하고 헌금하는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과 관계가 더욱 깊어진다. 건축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신앙의 성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의 고백에서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나친 지원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어진 축복을 못 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앞으로 그들에게 주실 복을 통하여 건축할 수 있다고 했다. 외부 지원이 그 복을 경험할 수 없게 된다. 외부 지원은 예상하지 않은 부분들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이야기 중에 지원을 많이 받는 교회의 현상을 이야기했다.

“너무 지원을 많이 받은 교회는 교인들이 교회당 관리를 소홀히 합니다.”

그가 직접 보았는지 들었는지 모르지만 이미 주위에서 그런 현상을 이해하고 있었다. 너무 많은 지원이 현지 교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관리도 주저하게 한다. 주인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매쁘이키 교회 목사와 교인들은 방향 선회를 하였다. 그들은 사람을 기대하는 것에서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예비한 자원을 구체적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숙한 결정을 하게 됐다. 그것을 통하여 그들의 신앙이 성숙해지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복을 경험하게 됐다.

“다음주는 마지막 주일예배인데, 작정한 건축 헌금을 준비하여 오시기 바랍니다.”

무카 목사의 예배 시간 광고이다. 성숙한 그들의 결정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교사들은 이 매쁘이키 교회와 무카 목사의 모습을 가진 교회를 소망한다. 현지인 스스로가 헌신하며 감당하는 것이다. 매쁘이키 교회의 헌신은 교회 건축만이 아니다. 몇 곳의 전도처를 관리하고 지방회와 카렌 총회를 위하여 전체 예산의 15% 이상을 보내고 있다. 여러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교회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배우고자 하는 선교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주변인이고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규 학교는 시골 초등학교가 전부이고 가난한 산골 마을의 목회자이다. 외적으로 보면 배움의 대상이 아니라 가르침의 대상처럼 느낄 것 같다. 하나님 나라는 신비하다. 외진 산골 마을에서 헌신된 사람들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역동적인 모습을 본다. 헌신과 드림이라는 신앙의 표현으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성숙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카 목사와 이야기하면서 선교지의 교회 건축을 위한 지나친 지원은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함을 생각한다. 외부 지원으로도 멋진 교회당과 헌당식 사진은 남을 수 있다. 그렇지만 현지교회의 신앙 성숙은 갈수록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선교지에 교회 건축을 위한 외부 지원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지원은 상호 의존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나친 지원이다. 헌신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지원하지만 반대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선교지의 현실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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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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