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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운동권 공화국에 대하여

사진: Jeesung Kim on Unsplash

오래전 ‘기미년 독립운동을 영어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어느 코미디언이 ‘트리 원 스포츠’(three One sports)라고 해서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었다. 운동(運動)은 스포츠란 말도 되지만, Movement의 뜻도 있다. 그래서인가 우리나라는 <새마을 운동>, <민주화 운동>, <나무 심기 운동>, <잡곡밥 먹기 운동>, <신생활 운동> 등 참으로 운동이 많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병약해서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80을 넘겼으니 그저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라고 생각한다. 운동이라고는 하나도 하는 것이 없지만, 나는 S.F.C 운동이라는 것을 해봤다. 이것은 스포츠가 아니고, ‘Student for Christ’(그리스도를 위한 학생 운동)이란 뜻이다. 여기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이라는 깃발을 들고, ‘학원을 복음화하자!’는 고신 측 초기에 있었던 학생 운동으로, ‘삶 속에서 개혁주의 신앙을 실천에 옮기자!’라는 토종 학생 신앙 운동이었다.

1950~1960년대까지 학생 신앙 운동은 활기를 띠었으나, 세속화된 대학사회에 영향을 끼치기는 참 버거웠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그 시기에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고 기도했었다.

그런데 1980년에 나는 덜컥 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1979년에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 사건이 있었고, 12.12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1980년에 전두환 장군이 국보위 위원장이 되고, 그 후 대통령이 되었다. 그래서 학원가는 저항운동으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큰 대학에는 기갑부대의 탱크가 들어왔고, 작은 대학은 교문이 폐쇄되었다. 이때는 이른바 <민주화 항쟁 학생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대학은 데모로 날이 새고, 데모로 날이 밝는 시대였고, 길거리에는 피 흘리는 학생과 최루탄 가스로 메케한 내음이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그전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3선개헌 반대 집회가 전국적이었고, 드디어 4·19혁명이 일어나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가 있었다. 따지고 보면 4·19의거도 이승만 대통령이 깔아 놓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 토양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지난 70여 년 동안 북한에서 이런 대규모 데모와 항거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은 못 들어 봤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70년의 독재정치로 거지 나라가 되었어도, <항거>, <데모>, <체계적인 저항운동>은 없었다. 우리가 국가 시책이나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서 항거할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헌법에 <언론과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북쪽 공산당들은 참으로 잘도 이용했다. 그들은 자유대한민국을 무정부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반정부집회를 조장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지난 70여 년 동안 변함없이 북의 공작이었다. 뒤돌아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은 순수한 면이 있다. 하지만 북측은 끊임없이 세작들을 보내고, 순수한 젊은이들에게 사회주의 환상을 심어주려고 젊은 일꾼들을 양성해왔다.

내 기억으로는 각 대학에 의식이 있고, 정의감이 있는 학생들을 경기도의 한적한 곳에 모아서, 이른바 <의식화 교육>을 시켜왔다. 그들은 ‘세상은 자본가들이 돈을 다 가지므로 부익부 빈익빈이 되니, 자본가들을 쓰러뜨리고 민중이 고루고루 잘 살아야 한다’는 공산주의 논리를 주입 시켰다. 순수한 젊은이들은 그 말에 모두 넘어갔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대학에는 공산당의 지시와 똑같은 <대자보>들이 날마다 게시판에 붙어있었다. 지난 40여 년간을 뒤돌아보면, 세작들의 손아귀에 대한민국이 놀아났다고 볼 수 있다. 옛날의 세작들은 야밤에 서해바다로 고무보트를 타고 한국에 들어와 암약을 했지만, 지금은 밝은 대낮에 비행기를 타고 왔다가 가는 시대이다.

공산주의는 기독교와 적대관계이다. 그래서 교회 없애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 국회의원 179명이 <교회 없애기 법안>을 제출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다. 하기는 학원에 침투한 종북세력이 신학대학에도 들어와 있었다. 목회자가 종북주의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은근히 <기독교 사회주의>를 예찬하는 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80년대에 시작된 <민주와 학생 운동>에 차츰 북쪽의 공작이 들어와서 청년들이 반정부하는 것이 곧 <민주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40년 전에 그때 내가 목격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에 리더가 되어 있고, 십수 년간의 종북 정부가 깔아 놓은 사회주의 사상이 오늘의 위기의 나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학생 운동권자>들은 지금 한국의 <특권층 계급>이 되어 있고, 돈과 권력의 맛을 알아서 나라 전체를 좀 먹고 있고, 드디어 우리나라는 운동권자들의 나라가 되었다. 물론 그중에는 전향해서 애국 운동하는 자들도 많이 있다.

세월호 해상교통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8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세월호 추모 패를 붙이고 다니는 지성인들도 봤다. 또한 5·18 사건이 일어난 지 40년이 더 지났는데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영화에서 <대통령을 사살하라!>는 끔찍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때 당시 나는 대학 총장이었는데, 광주에 한 번도 가본 일도 없는 자들이 반정부 좀 했다고 모두 민주화 유공자로 대접 받고, 그 자녀들도 가산점을 받고 있다는 데, 도대체 어떤 분들인지 알아나 보고 싶다.

교회가 깨어나고 목회자들이 깨어나야 할 터인데…그분들은 ‘침묵이 금이다’라는 말을 성경보다 더 믿는 모양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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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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