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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전례 없는 기근…구호단체들, 새로운 지원 방법 모색

사진: 유튜브 채널 ABC News 캡처

전례 없는 굶주림이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덮치면서 가난한 가정들에게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미국 기독매체 월드(WORLD)지가 22일 전했다.

케냐

올 여름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CEO 에드가 산도발은 가뭄에 시달리는 케냐 북부의 시골 마을 나코리오를 방문했다. 여기저기 건조하고 먼지 많은 땅에는 오그라든 동물 사체들이 널려있었다. 마을 목동 필립은 “동물들이 매일 죽어간다.”고 말했다.

산도발은 다른 문제적 징후들도 목격했다. 예를 들어, 마을 이장은 사람들의 집안에서 말다툼 소리가 더 많아졌다고 했다. 염소 18마리를 키우던 한 가족은 이제 겨우 마지막 한 마리만 남았다. 어떤 엄마들은 남편이 일자리를 찾아 인근 마을로 떠난 동안 배고픈 아이들을 홀로 돌본다. 구호단체 진료소에는 아기에게 먹일 젖이 나오지 않는 엄마들과 수척해진 아이들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이 있다. 지난 6년간 진료소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쁜 적은 없었다.

나코리오는 현재 아프리카의 뿔을 덮친 기근과의 전쟁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의 일부 지역은 4차례 연속 비가 오지 않는 우기를 겪으며 현재 40여 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다. 전통적으로 유목민들과 소규모 농부들이 사는 지역의 수원은 말랐고 목초지는 시들해졌다. 7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죽었고, 굶주림에 시달리며 시급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가정들은 수백 마일을 걸어 대도시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인도주의적 위기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심화되고 있다. 가뭄 외에도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메뚜기들, 팬데믹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그리고 지속적인 지역 분쟁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1800만명 이상이 극심한 식량불안에 직면해 있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의 구호 요원들은 ‘폭발적인 아동 사망’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관심은 다른 곳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은 도움의 손길이 제시간에 미치지 못할까봐 염려하고 있다.

소말리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외곽의 임시 텐트촌에는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도착하고 있다. 구호 요원들은 악화된 가뭄으로 소말리아에서 8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한다. 이곳에 오는 많은 사람들은 가족들이 굶어 죽었다고 말한다. 소말리아 영양실조 치료센터에 의하면, 1월부터 4월까지 최소 44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보고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

월드비전의 마크 스미스 인도주의 비상사태 담당 부사장은 “우리의 식량 배급은 끝났다. 내일쯤 절박하게 도움이 필요한 새로운 그룹의 사람들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물을 찾아 더 걸어야 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11월 이후 물값이 72%나 오른 지역도 있다고 했다. 기독교단체 월드릴리프(World Relief) 케냐 지부 국장 엘리아스 카마우는 케냐 북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은 물을 찾기 위해 이미 마른 강바닥을 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밀과 비료와 같은 제품의 공급에도 차질을 빚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러시아는 아프리카 밀 수입의 32%를, 우크라이나는 12%를 차지했다. 그러나 농부들은 비료부족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한다.

에티오피아

국제 의료 NGO인 프로젝트 호프(Project HOPE)의 CEO 라비 토베이는 에티오피아 암하라 지역의 한 임시 클리닉에서 심각한 영양실조로 수개월 동안 고통 받아 온 4살짜리 소녀를 보았다. 그는 엄마 옆에 누운 아기가 가끔씩 밖에 반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2살 정도로 보였다고 했다. 엄마에게는 그 아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이 아기에게 음식을 준다면 다른 형제들과도 나눠 먹어야 하는 것이다.

2020년 11월 에티오피아 정부는 에리트레아군의 지원을 받아 현지 티그레이 방위군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전쟁을 촉발시켰다. 이 전투로 2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최소 40만 명이 기근에 놓이게 됐다.

에티오피아 중부 도시 데브레 베르한 외곽에 있는 캠프들에는 가뭄과 분쟁으로 이재민이 된 난민 가족들이 있다. 아이들은 영양실조에 걸려있고,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 지역의 의료 시스템은 전쟁의 또 다른 희생자이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지난해 무장단체들이 의료시설을 파괴하고 약탈해 대다수의 의료시설이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파괴는 에티오피아 북동부 아파르 같은 인근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이에 프로젝트 호프는 6개의 모바일 클리닉을 설립하고, 최대 3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가정이나 클리닉에서 환자를 돌보고, 토베이 그룹에 지역의 필요를 알릴 수 있는 지역 보건 요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그러나 절박함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조는 감소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3월 여러 글로벌 위기 지역의 지원금 중 3억 달러를 우크라이나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영국도 그 뒤를 따랐다. 아프리카에 대한 전반적인 원조는 2년 연속 감소했다.

미국 기업 협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캐더린 짐머맨 연구원은 서방 정부들의 인도적 지원 재정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우 빈약하다”고 말했다. 자금을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결정에는 상황에 대한 인식도 영향을 미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전 세계적인 살라피-지하디스트 운동을 연구하는 짐머맨은 서방세계가 아프리카를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들을 포함한 많은 도전들이 있는 장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단체들의 부상은 또한 구호 단체들이 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도착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소말리아 남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 알-샤밥은 구호팀이 서방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거나 기독교를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금지시키고 봉사자들을 납치했다.

위기의 파급 영향과 새로운 지원 방법들

월드비전의 카마라 지역 담당자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끔찍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목사들과 지역 사회 지도자들은 십대 임신과 성폭력이 더 많아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딸이 의사가 되기를 꿈꿨던 한 아버지는 딸을 시집보내 나머지 가족을 돌볼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월드비전 팀이 아버지에게 왜 그런 결정을 내렸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는 “다른 선택권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카마라는 “딸 가진 아빠로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많은 구호 단체들이 긴급 원조에 집중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건강 클리닉, 깨끗한 물과 다른 형식의 생계 지원을 통해 관리와 영양을 제공하고 있다. 단체는 바구니 짜기와 숯 굽기 같은 새로운 사업을 도입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의 시장 접근을 창출하고 있다. 월드비전의 산도발은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새로운 방법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케냐에 있는 엘리아스 카마우의 팀도 교회와 지역 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잘 적용할 수 있는 농업을 소개했다. 닭을 키우길 장려하고, 가뭄에 강한 투르카나 염소와 크고 체형이 다부진 갈라 품종을 혼합하는 염소 교배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동부콩, 케일, 수박과 같은 가뭄에 강한 작물도 소개했다. 농부들은 땅의 물기가 증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드립(no-drip) 관개 시스템과 멀치(농작물을 재배할 때 토양의 표면을 덮어주는 것)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그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다. 케냐의 로키탕에서 북쪽으로 약 2마일 떨어진 마날롱고리아 마을의 원로 한 명은 그가 키운 수박을 자랑하며, 로키탕에서 수박을 팔아 식비를 벌었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새로운 농사법을 실천해보던 가족들에게 힘이 되었다.

그 팀은 또한 지역 사회 여성들을 위한 가금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성들은 계란과 닭고기 판매로 얻은 돈의 일부를 저축하는 방법을 배웠다. 프로젝트 팀은 시장활동에 재정교육과 성경적 원리를 결합시켰다. 여성들 중 몇 명은 그렇게 저축한 돈으로 나중에 염소를 사고 작은 사업을 시작하는 데 사용했다.

국제 정부들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유엔(UN)과 유럽연합(EU)은 제네바에서 열린 공동 원탁회의에서 아프리카의 뿔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13억 9000만 달러의 서약을 이끌어냈다. 단일 국가 중 동아프리카에 대한 최대 원조국인 미국은 추가로 2억 달러를 약속해 올해 총 3억 6100만 달러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약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호소한 구호 자금인 44억 달러에는 크게 못미쳤다.

다시 나코리오 지역으로 돌아가서, 산도발의 팀은 다른 종류의 위기 지원을 도입했다. 그들은 ‘셀러브레이팅 패밀리(Celebrating Family)’라는 프로그램을 위해 목회자들을 훈련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무너진 가족들의 생계를 일으키고, 역경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결혼생활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성경적 세계관을 적용하고 대화를 격려한다.

환경의 압박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산도발은 말한다. 그는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고통을 외면하기는 쉽다. 그러나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 물러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의 곡물 봉쇄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으로 소말리아 곡물의 거의 70%와 전 세계의 해바라기씨유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봉쇄로 2000만 톤의 곡물이 우크라이나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곡물은 곧 옮겨지지 않으면 썩을 위험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농부들은 다음 작물을 수확하기 전에 창고를 비워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저장고 중 거의 5분의 1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러시아군 점령 지역에 있다.

지난 7월 터키와 유엔이 중재한 협정에 따라 17척의 곡물선이 중동과 아프리카로 출항 허가를 받았다. 옥수수 2만 6000톤으로 채워진 첫 번째 배는 우여곡절을 거쳐 8월 말에 지부티에 도착했다.

그러나 9월 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곡물 수송이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대신 유럽연합(EU)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곡물 수송을 다시 제한하겠다고 위협했다. 프랑스와 루마니아는 푸틴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로를 통한 곡물 수출 허용에 합의했다. 그렇게 되면 유럽과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 모두에게 식량이 제공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가 1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곡물 40만 톤 정도 훔쳐 팔았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는 이 곡물이 2014년 러시아에 불법 합병된 크림 반도의 항구로 운송되어 중동으로 밀반입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농작물에 필수적인 비료를 공급하는 세계 1위 국가이다. 결국 8개월째 접어든 양국 간의 전쟁은 식량 가격 상승의 핵심 요소이며, 많은 우크라이나 농부들은 올해 작물을 심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수송된 곡물이 목적지에 도착하고, 세계에서 가장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된다 하더라도 식량 부족 문제의 범위가 곡물 문제보다 훨씬 더 크다고 경고한다.

월드비전은 중동과 동아프리카를 세계에서 가장 배고픈 핫스팟 2위로 선정했다. 식량 불안이나 심각한 수준의 굶주림에 직면한 나라들에는 예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온두라스,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들이 포함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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