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오영철 칼럼] 놀라운 헌신으로 진행되는 매쁘이키 교회 건축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작년 처음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 괜히 걱정이 되었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매쁘이키 교회 무카 목사의 교회 건축 계획에 관한 것이다. 그 교회는 67가구 170여 명의 세례 교인이 있다. 지난 2021년 방문하였을 때 교회 건축 계획을 이야기하였다. 현재 교회당은 흰개미로 인해 건축물이 심하게 손상돼, 사용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무카 목사는 5년 동안 300만받(8만 5000불)을 준비하여 5년 뒤에 교회 헌당식을 소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가난한 이들에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것 같았다. 어쩌면 내게 건축 헌금을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 방문하면서 내 생각이 짧았음을 알게 됐다. 그의 지혜와 교인들의 헌신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배 후 광고 시간에 교회 25주년 행사에 관한 3가지 광고를 했다. 그 중 하나가 교회 건축과 관련된 것이었다. 내년 1월, 교회 25주년 기념식 중 하나가 새로운 교회 건축을 위한 기공식이었다. 30주년 기념으로 헌당예배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몇 번 강조하는 표현이 있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우리가 주인입니다.”

무카 목사는 반복해서 교회 행사의 주인은 그 지역 교회와 성도임을 강조했다. 교회 건축을 하기에 혹시나 외부에 요청하는가 했는데, 그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스스로 건축 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었다. 예배 후에 그의 집에서 질문을 한 후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설명과 교인들의 헌신은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한 달에 한 가구가 하루 일당 300받(9불)을 건축 헌금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가난한 가정도 한 달에 하루 일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최소 액수이다. 성도들 중 여러 가구는 한달에 1000받, 즉 3일 이상의 일당을 헌금하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특별 헌금도 많이 했다. 1월부터 시작해 9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건축헌금으로 60만받이 모아졌다. 기존의 건축 헌금을 합해 70만받이 넘었다. 연말까지 하면 100만받(3만불)은 될 것 같다고 한다. 이와 같이 헌금하면 앞으로 4년 동안 목표로 하는 300만받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성숙함이다.

어디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질문했다.

“모든 교인들이 참여하는 하는 것을 목표로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5년 동안 모으면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5년동안 하면 목표를 채울 수 있는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가정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을 했다. 그리고 5년이라는 기간도 고려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한 가정이 5년 동안 한달에 최소 하루 일당을 감당하도록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교회 운영위원회에 제안을 하니 모두가 흔쾌히 동의하고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무카 목사는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이 건물을 건축 회사에 맡기면 약 700만받(20만불)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꼭 필요한 일은 기술자에게 부탁하고 나머지는 교인들이 하면 300만받이면 됩니다. 현재 교회는 성장 중에 있고 교인들은 헌금할 수 있습니다.”

그의 방안을 들으면서 그들의 상황에 얼마나 적합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같이 동행한 한국 교회의 한 장로님이 그들의 헌신을 실감나게 해석했다. 그들의 헌신의 결과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하루 일당이 8만 원이라고 할 때 1년 12달이면 100만원 정도이다. 이것을 5년 하면 500만 원이다. 이것은 한 가정의 최소의 액수이다. 한국에서 교회 건축을 할 때 한 가정이 5년 동안 최소 500만 원을 할 수 있는 교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훨씬 많이 하는 가정들도 적지 않지만 모든 가정이라고 할 때 편차가 많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매쁘이키 교회 모든 가정이 힘을 다하여 참여함은 특별하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어떻게 그런 헌신이 가능할까 생각해봤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주인 의식’에 있다고 여겼다. 또 그 정신을 무카 목사가 여러 번 강조했다. 또 한 가지 원인을 찾는다면 그들의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수학적인 능력이 아니라, 상황에 적합한 지혜다. 그는 여러 교회의 건축 과정을 보고 들었다. 주위에 적지 않은 카렌 교회들이 외부에서 지원받고 교회를 건축하고 있다. 매쁘이키 교회가 외부에 요청할 곳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교회는 쉬운 길이 아니라 헌신을 통하여 주인된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정규적인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하였다. 당시에 그 마을에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정규 신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세상적으로는 학력 배경이 미천하다. 외부에서 그의 외모나 가정 집을 보면 안스러울 정도다. 농사 짓는 모습을 보면 목회자의 풍모조차 찾기 어렵기도 하다. 뭔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은 모습이다. 학력이라고 내세울 수 없는 것을 보면 뭔가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도 들 것 같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박사학위자도 배워야 할 지혜가 있다. 주인의식과 헌신, 그리고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는 지혜를 그는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박사 학위로 체득할 수 없다. 지혜란 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하나님에게 나옴을 다시 배운다.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임을 다시 확인한다. 하나님의 교회는 생각보다 크고 넓다. 무카 목사를 통해 이것을 다시 확인한다. 스스로 헌신을 통한 매쁘이키 교회 건축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선교사들이 이런 분을 만나서 할 일이란 어쭙잖은 훈수를 둘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배우면 된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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