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호 / 믿음의 삶
하나님은 내가 세우려고 했던 모래 위에 지은 집을 전부 흔드시고 꺼져가는 심지와 같은 나를 다시 예배의 자리로 이끌어주셨다. 하나님은 내가 묻는 질문과 기도에 답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이 하고 싶으셨던 말씀을 하셨다. ‘내가 네게 신실했던 것처럼 너도 내게 신실해라.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게 순종이 아니다. 내가 너의 상황을 모르고 있는 거 같으냐. 넌 말이 너무 많다.’ 나는 이 말씀의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것만으로 기뻐하며 5개월 합숙 신앙훈련인 복음사관학교에 입소했다.
훈련을 앞두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1인실 숙소를 주세요.” 진짜 철없는 간구였다. 숙소와 화장실을 보았다. ‘이런데서 사람이 산다고?’ 작은 방을 여러 명이 사용하고 내게 배정된 사물함은 두 칸이었다. 숲속에 있는 훈련소이기에 벌레도 많았다. 벌레가 내게 떨어질까봐 침낭을 머리 끝까지 덮고 잤다. 지켜야 할 규칙은 많았다. 그러나 이런 육체적인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적응되어 갔다.
그러나 다른 마음의 부딪힘이 올라왔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많이 먹기 위해 운동을 했다. 먹는 걸 좋아하는데 살찌는 것이 두려워 다이어트와 운동을 늘 병행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운동을 할 수가 없고 먹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할 때 먹을 수가 없었다. 밥은 늘 맛있는데 많이 먹을 수 없으니 ‘나는 식탐 때문에 하나님께 헌신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을 이곳에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부인해야 했다. 총체적인 복음과 성경 말씀 앞에 서고 보니 내 마음에 내가 왕이 되어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또한 내 마음과 삶은 어떤 노력이나 훈련으로 개선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 인정되었다. 하나님은 매일 묵상 말씀마다 ‘십자가’를 말씀해주셨다. ‘내가 죽어야만 하나님이 다시 살리신다. 내가 내 원함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이었다. 예수님이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기 때문에 그 이외의 방법은 모두 사탄에게 종노릇하는 것이었다. 내 원함이 하나님의 뜻과 다르다면 그것이 죄라는 것을 가르쳐주셨다. 또, 하나님의 뜻은 내가 나의 옛 자아를 부인하고 그 옛 자아가 죽은 십자가를 지는 것, 즉 순종이지 내 마음대로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가르쳐주셨다.
그러나 지난 훈련기간을 돌아보면, 십자가가 실제가 된 하나님과의 교제보다 십자가를 말씀하실까봐 제대로 진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놓친 어리석은 시간이었다. 그래서였는지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다시금 순종할 것을 말씀해주셨다. 복음사관학교의 섬김이로 불러주셨다.
하나님의 인내와 겸손은 늘 교만하고 고집 센 나를 굴복하게 만드신다.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 되어 복음의 증인으로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게 하실 주님이 기대된다. [복음기도신문]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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