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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통신] 사람 생명도, 애완견 생명도

▲ 국제 동물구호단체인 Animal Relief 봉사자들이 캐이지를 들고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 사진: 김태한 선교사 제공

우크라이나 리포트 (16)

국제 애니멀 릴리프(Animal Relief) 직원들이 케이지를 들고 국경을 통과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간다. 저녁 늦게 돌아오는 그들의 손에 이끌려 오는 한 무리의 강아지들. 데리고 피신할 수 없었거나, 혼란한 인파 속에 주인과 떨어졌을 수도, 그저 떠돌아다니는 거리의 개들일 수도 있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강아지들이 거리에서 굶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한다. 하루 종일 들판을 다니며 길 잃은 개와 고양이를 불러 모아 데리고 나온다. 얼마나 굶주렸는지 갈비뼈가 드러난 한 마리 강아지가 사료를 급히 먹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동물 사랑은 대단하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산책을 시킨다. 사람이 먹는 것 못지 않게 좋은 것을 먹인다. 아파트에 살면서 어찌 저런 개를 키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큰 강아지도 있다. 부차에 사는 교인 부부가 집을 떠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집에서 키우는 큰 두 마리 강아지 때문이었다. 피난 길에 강아지를 끌고, 안고, 혹은 업어서 가기도 한다. 지하철, 방공호, 좁은 지하실 등 사람이 가득한 곳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리고 있어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사람과 다르지 않은,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다.

전쟁 중 절박한 순간에도 생명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아름답다. 전투가 치열한 하리키우 동물원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남았던 직원 두 명이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올라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주님이 주신 생명은 모두 소중하기에 지키고, 지켜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마리우폴에 10만 명의 거주민이 러시아군 포위에 갇혀 있고 아조우스탈에 2000여 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남아 저항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함락했다고 선포했다.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 이번 주일은 정교회 배경인 러시아와 동유럽 나라들이 부활절을 기념한다. 러시아가 남은 거주민과 군인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두고 보리라. 살아계신 하나님이 자신들의 만행을 손바닥에 하나씩 기록하고 계심을 왜 모를까. <계속> [복음기도신문]

김태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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