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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군대는 굳건한 신앙에서 나옵니다

군선교에 순종해온 윤우 장로 (공군중앙교회)

윤우 장로(공군중앙교회)

269호 / 나눔&나눔

군선교의 역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 1951년 군종제도와 함께 70여 년에 이른다. 이 같은 군선교의 어제와 오늘을 34년간 공군에 몸 담은 윤우 장로를 통해 들어본다.

그동안 군선교 현장을 떠나지 않은 윤 장로는 군 시절 작전계획을 짜듯, 현재는 군선교의 새로운 전략을 짜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980년 공군 소위로 임관해서 34년 동안 군생활을 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정보작전부장, 전략기획부장, 군수사령관 등 누구나 한번 해보고 싶은 직책들을 섬겼습니다. 저는 2010년도에 장로가 됐는데, 당시 신앙 면에서 부족한데도 군선교를 위해 장로로 세워주셨던 것 같습니다. 훌륭한 신앙인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장로가 됐어요. 2014년에 전역을 했는데, 국방대학교와 한국 항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작년 초부터는 국군장로연합회 회장으로 섬기면서 한국군종목사단과 육·해·공군교회가 연합해 군선교 전략을 수립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등 여러 사역들을 돕고 있습니다.”

– 어떻게 주님을 만나셨는지 궁금합니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어머니를 따라서 교회를 다녔습니다. 어릴 때는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교회에 다녔어요. 그러다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신앙이 좋은 동기들과 선배들을 만나, 복음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성경 말씀이 진리인 것을 알게 됐어요. 평생 교인으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어떻게 보면 인간적인 결심이었어요. 그러다 84년도에 결혼을 하고 신앙 좋은 아내를 따라 교회도 열심히 다녔어요. 장로가 되면서 봉사도 하고 성경공부도 많이 하면서 반딧불 같았던 신앙이 이제야 촛불 같은 신앙이 된 것 같아요. 그러나 등불 같은 신앙이 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신앙이 좋은 동기와 선배 통해 믿음 갖게 돼

– 군선교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민간인과 군인이 다른 점이 있다면, 군인은 죽음 앞에서 선택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항상 죽음을 생각하고 마음의 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럴 때 신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전쟁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포탄이 날아오고 옆에 있는 사람이 죽는 상황에서 누구나 하나님을 찾는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모르면 부처나 천지신명을 찾고요. 그런 특수성을 가진 곳이 군대입니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은 그렇게 가난한 시절에도 군목 제도를 만든 것이죠. 박정희 대통령도 믿음은 없었지만,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할 때마다 목숨을 바쳐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신임 소위들의 앞날을 위해 기도를 요청하고 함께 고개 숙여 기도했다고 해요. 국군중앙교회 카페 머릿돌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글이 있어요. ‘혈전의 얼룩씻고 두 손 모아 기도하니 싸움터의 번민고뇌 사라져 없어지네. 믿음의 용사들아 빛은 진리요 생명이니 우리들 빛을 향해 굳세게 전진하리.’ 이것을 보면 군인에게 왜 신앙이 필요한지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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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제공: 윤우 장로

– 신앙의 필요성을 이 나라의 지도자들도 절감한 거군요.

“또 한가지, 군생활에서 정말 힘들 때가 비행사고가 나서 장례식을 할 때에요. 영정 앞에서 젊은 아내가 어린 자녀를 붙들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 울지 않는 사람이 없죠. 그때 군목이 장례예배를 집전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고인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고, 천국에서 평안을 누릴 것을 믿는다. 남은 가족들의 삶도 하나님이 돌봐주실 것’이라며 기도를 하면 모두가 잠잠히 슬픔을 억누르면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상황이 정리됩니다. 하나의 예를 들었지만, 전쟁에서는 얼마나 많은 죽음과 마주하겠습니까? 그래서 군대에 군목이 필요한 겁니다.”

– 맞습니다. 죽음과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만큼 신앙이 꼭 필요하고, 교회와 군목이 필요하겠네요.

“군대에서 사생관(死生観)이 정리돼 있는 사람,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시겠지만, 내가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죽어도 천국에 갈테니 슬프지 않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이 나라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군인이라면 누구보다 전쟁을 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강한 군대가 되려면 군인들이 신앙을 가져야 됩니다.”

강한 군대는 굳건한 신앙에서 길러져

– 네. 그렇군요. 장로님의 군선교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저는 군선교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거나 크게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군대가 복음을 전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군교회는 군에 입대하는 모든 장병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고, 역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군에 입대해서 예외 없이 복음을 접할 기회를 갖습니다. 제가 임관 12년이 지나고 소령 때, 군에 남아야 할지 전역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왔어요. 좀 더 안정적이고, 아이들 교육시키기도 좋고, 진급 스트레스로부터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이 있죠. 민간항공사로 가면 이 모든 것이 충족이 됩니다. 무시하지 못할 유혹입니다. 그런데 교회만 오면 그런 유혹이 사라졌어요. 군대에 오는 많은 병사들을 섬기고, 병사들이 믿음을 갖도록 돕는 일을 못한다는 게 아쉬웠어요. 내가 군대에서 얼마나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군선교를 하는 것 하나만 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군대에 남기로 했습니다.”

– 군선교의 사명을 이렇게 확증하신 거군요. 군선교에 대해 더 설명해 주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을 찾게 됩니다. 군대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민간인 옷을 벗고,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요. 자기가 세상에서 자부심으로 여기던 것들이 아무 소용 없게 되고,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능력도 없는 존재라는 걸 알게 돼요. 점호시간에 너희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라고 외쳐보라고 하면 효자도 불효자도 눈물, 콧물을 쏟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최고조가 되는 시점에 종교행사를 하게 됩니다. 모처럼 맞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목사님이 설교 중에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라고 하면 또 눈물바다가 됩니다. 그래서 군대가 일생일대의 선교의 기회가 될 수밖에 없어요. 사회에서는 그렇게 한 사람 전도하기가 어렵지만, 군대에서는 간단히 말씀 전하고 복음에 대해 설명하면 예수를 믿겠다고 하고 세례를 받습니다. 군선교가 가장 활발할 때가 1999년인데, 연간 22만 명이 세례를 받았어요. 지금 한국에서 출생아 수가 30만 명이 안 되는데, 22만 명이 세례를 받았다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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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중앙교회 카페 앞에 위치한 머릿돌. 제공: 윤우 장로

– 엄청난 숫자네요. 그러나 지금은 군선교가 위기라는 말들을 하고 있더군요.

“지금은 세례받는 인원이 2만 명대로 줄었어요. 예배 인원도 감소했습니다. 인권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서 군대에서 믿지 않을 권리도 인정받고 종교행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하지 않아도 돼요. 선교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자발적으로 오는 사람이 아니고는 세례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어요. 게다가 코로나에 군선교가 직격탄을 맞았어요. 예배가 제한을 받고 군교회를 섬기는 민간 성직자들이 부대에 들어오지 못하고, 군교회에 출석하던 군인 가족들까지도 번거로운 출입절차를 피해서 민간교회에 나가다 보니까 재정자립도가 약해지기도 했죠. 또 군 생활 자체가 예전보다 자유롭고 개인 시간을 보장해주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 보니까 과거에 교회가 줄 수 있었던 메리트가 적어진 측면도 있어요.”

– 네. 이제는 외적인 전략보다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하겠군요.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어요. 인권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오히려 맹목적인 신앙보다는 자발적인 신앙 형태를 만들어줬어요. 또 군대 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허용한 게 중요한 사건이었어요. 군선교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언제든지 병사들에게 연락해서 신앙생활을 돕고, 위로와 안부를 전할 수 있어요. 과거에는 군인들이 외부와 단절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휴대폰으로 인해서 선교적 차원에서 상당한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죠. 젊은 세대가 전파매체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영상이나 소셜 미디어(SNS)를 잘 활용하면 대면 선교활동을 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또, 요즘 군대가 편해졌다고들 하지만, 입대하는 병사들한테는 예나 지금이나 가장 힘든 시간이라는 건 분명해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곤고한 상태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기회 요인들을 잘 살려서 진정성 있게 접근하면 효과적인 군선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휴대폰 가진 군인들, 개인 접촉 가능해져

– 그러면 지금 군선교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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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 제공: 윤우 장로

“국군교회와 군선교연합회가 지난해부터 ‘한 영혼을 그리스도에게로, 100만 장병을 한국교회로!’라는 구호로 ‘비전 2030’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군선교의 주된 관심이 세례 주는 숫자였다면, 이제는 세례 받은 병사가 군생활하는 동안 신앙을 잘 지키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세례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역 후에 민간교회에 출석하는 숫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래서 전역 이후에는 청년사역이 잘 준비된 교단별, 지역별 거점교회로 출석하도록 연결해주는 것까지로 군선교의 시각을 넓힌 거죠. 2030년이 되면 기존 신자를 포함해서 100만 명이 군대를 거쳐 한국교회로 파송하는 것이 비전 2030의 목표입니다.”

– 숫자도 중요하겠지만, 정말로 믿음의 결실을 갖게하자는게 초점이군요.

“100만 명은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10년 동안 100만 명의 청년들이 한국교회로 가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그래서 국군장로연합회에서 할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장로들이 한국군종목사단에서 지정한 작은교회 중 한 곳씩을 담당해서 그 교회에 나오는 병사들 한 사람, 한 사람 사진을 놓고 기도하면서, 군 생활이나 신앙생활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제대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섬기다 보면 병사가 복음을 받고 전역해서 한국교회의 신도가 되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현재 군교회는 800여 개이고 그중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가 반 이상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군교회 장로들이 400여 명인데 대부분 지금 섬기는 교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참여할 수 있는 장로들이 제한될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장로가 아니라도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가장 좋은 것은 한국장로회총연합회에 소속된 5만 명의 장로들이 같이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그분들도 모두 군생활을 해봤고, 또 자녀들이 군복무 중인 분들도 있을테니까 군선교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분들은 동참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했을 때, 세례 받은 병사가 전역한 후에 주거지 가까운 민간교회로 출석하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연결해줄 수가 있겠죠.”

– 그렇군요. 이렇게 하려면 한국교회와의 연합이 불가피하겠네요.

“한국교회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복음을 거저 받은 대한민국 교회의 사명은 복음 빈곤국에 복음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첫 걸음이 곤고한 청년들이 모여있는 군대에 관심을 갖는 거라 생각해요. 민간 교회에 다니던 청년 또는 민간 교회가 전도해야 할 청년이 군대에 가 있다 생각하고 군교회를 민간교회의 일부로 생각해야 됩니다. 민간교회가 청년 선교를 위해 들여야 할 노력과 재정적 지원을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군대,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작은 군교회에 투입하면 얼마나 효과적이겠습니까? 이렇게 뿌린 씨가 묘목이 돼서 한국교회로 파송되고, 이들이 커다란 나무로 자라서 열매 맺고 자기들이 거저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것을 상상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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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내 이미경 권사와 함께. 제공: 윤우 장로

– 마지막으로 기도제목 말씀해주세요.

“한국교회가 군교회로 관심을 돌리고, 민족 복음화, 세계 복음화 사명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군선교가 좋은 전략을 통해서 활력을 찾고, 앞서 말한대로 선교의 형태를 바꿔서 MZ 세대 군인들을 섬기고 그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면 얼마든지 군선교가 가능하고 세계 선교도 가능해진다고 봅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군선교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MSO(Mission Support Organization)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세계기독군인연합회(AMCF)를 돕는 기관인데, 150개 이상의 국가에 조직된 기독군인회와 교류하면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공산권 국가에 기독군인회가 설립되는 것을 돕고 이분들과 연합해 군대와 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초청도 하는데, 참석자들이 뜨거운 열기에 큰 감동과 도전을 받고 돌아갑니다. 저는 역사 이래 하나님께서 가장 청결하고 뜨거운 열정을 지닌 나라를 찾아 복음의 등불을 맡기시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시작된 복음의 등불이 서쪽으로 그리스, 로마, 영국을 경유해 지금은 미국에 와 있지만 이제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로 옮겨지고 있고, 머지않아 한국교회로 말미암아 북한과 중국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복음적으로 땅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슬람권까지 복음이 전해지고 이로써 예수님이 분부하신 지상명령을 완수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군선교와 민족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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