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청년들에게 특별한 생일선물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이 뭘 가장 좋아하는지 물어서 대파를 좋아한다고 알려줬더니 글쎄 화분에 대파를 심어왔지 뭐예요. 푸하하하
그런데 축하카드를 읽다가 그만…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목사님, 생신 축하드려요. 검은 머리가 하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말씀으로 믿음으로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당신을 통하여서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
축복 송을 들으며 남편은 무릎을 꿇었고, 청년들은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어 기도했습니다.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될 때 많은 사람이 살아나게 해주세요. 건강을 회복해서 하나님 맡기신 사명 넉넉히 감당하게 해주세요. 우리도 목사님의 삶을 보고 배우며 닮아가게 해주세요…”
청년들의 기도에 남편은 더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교회 개척 1년이 지날 즈음 남편이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목회는 사역이 아니라 ‘순종’이라고… 내가 연약하고 자랑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성도들이 목사를 바라보지 않고 주님만 바라보는 것이 가장 감사하다고…
생일 아침, 남편은 국밥 한 그릇 먹고 몽골에 들어갔습니다. 청년 시절 가슴에 품은 나라를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검은 머리가 하얀 파 뿌리 될 때까지 말씀으로, 믿음으로 살겠다는 청년들의 고백도 예사로이 들리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날을 생일이라 여기며 사는 우리에게 사실 생일 날짜는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허락된 생명을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파가 금세 손가락 한 마디만큼 올라왔습니다. 대파도 눈에 띄게 자라는데 저도 주님 주신 생명의 가치를 다하며 오늘 맡기신 심부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과 함께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주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무익한 종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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