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죄를 자각하면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존 번연 (John Bunyan) <상한 심령으로 서라(The Excellency of a Broken Heart)>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제목에서 나오는 것처럼 ‘심령, 마음’에 대한 탁월한 고찰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나는 완전한 복음에 합당한 온전한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갈망을 갖고 있었다. 내 안에 일어나는 절망과 좌절들이 ‘마음’의 문제인 것은 인정되지만, 어떻게 마음으로까지 온전히 믿어지도록 나 자신을 드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의 본질과 탁월함과 위로를 직접 체험한 존 번연은 시편 51편을 중심으로 무엇이 상한 심령이고 무엇이 통회하는 마음인지 성경을 통하여 밝혀나갔다.

번연은 먼저 심령이 상함을 입기 전의 상태는 사람이 태어날 때의 모습 그대로라고 말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 영적, 복음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히 죽은 상태이다.

어리석은 자, 교만한 존재, 고집이 세고 완고한 성벽이며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피조물이다. 하나님에 관해 반대로 믿고 죄를 사랑하는 광포한 존재이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혐오하는 존재이다. 이렇게 할례를 받지 않은 마음 상태에 대해 구석구석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어린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자연스럽게 죄인 됨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언행들을 보며, 번연이 마음에 대해 찾아낸 수색의 결과는 탄복할 정도로 공감이 됐다. 결국 이러한 마음에 사형선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문제야’라고 말해왔지만 말씀으로 기경되지 않은 마음의 실존에 대해 진지하게 주님 앞에 묻지도 않은 채 덮어놓고 말만 앞선 고백들을 해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마음은, 반석을 쳐서 부스러뜨리는 방망이 같은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으로 깨어지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죄인을 찾아내고 골라낸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 죄인의 죄를 찾아내며 죄인의 전 생애를 끝까지 밝혀낸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 죄인을 발가벗기고 하나님의 면전에서, 그 사람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죄된 실상을 보게 한다.

나단의 설교로 뻔뻔스런 양심에 찔림을 받은 다윗이여호와께 범죄 했노라고 엎드러질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심령이 상하여진 사람은 뼈가 꺾인 것처럼 이전에 하던 모든 행동에 관해 무능하게 된다.

죄 때문에 마땅히 받아야 하는 하나님의 진노를 지각하게 됨으로써 이전에 즐기던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상하게 된 심령의 탁월함은 부드러움이다. 마음을 찢어 여시고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신다. 마음의 자물쇠가 열리어 복음의 보석, 은혜의 보석들로 가득 채워진다.

곱게 빻아진 마음에서는 기도의 향취가 우러나온다. 그 심령의 왕좌에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상한 심령의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을 기리기에 탁월하다. 또한 하나님의 기뻐하시
는 아들인 그리스도를 높이기에 탁월하다. 그 심령은 겸손하며, 감사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 존 번연은 이 역시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처음 심령에 상함을 입게 하실 때의 양심의 가책들을 질식사 시키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와 보혈의 은혜를 간직하라고 조언한다. 헛된 친구들과 교제치 말고 무익한 말은 하지도, 듣지도 말며 미미한 죄의 활동이라도 묵인치 말라고 한다.

또 하나님에 대한 깊은 지식-그 분의 임재, 통찰력, 권능, 공의, 신실-을 산 체험으로 소유해야 하며 죄의 사악함과 파괴력을 지속적으로 깊이 자각하고 죽음과 심판날에 대해서도 숙고할 것을 권면하며, 이에 관한 성경 구절들을 자세히 가르쳐준다. 사명의 길을 마치기 전, 하고 싶고 해야 하는 말을 모두 쏟아내는 존 번연이었다.

이 책을 덮으며 주님 앞에 무릎 꿇은 것은 내 심령이 가난하지도 상하지도 않은 심령이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합리화와 변명으로 나도 상한 심령이라고 주장하고 싶던지, 주님 앞에 누더기를 입고 서 있는 느낌이었다. 주님께 부르짖었다. 나의 심령을 상하게 하여주시고, 가난하고 궁핍하게 하시어 내 마음을 더욱 찢으시라고….

[GNPNEWS]

한보현 선교사
필자는 선교사로 헌신 후 결혼을 하여 두 자녀를 낳고 현재는 남편과 함께 순회선교단 아프리카지부에서 복음과 기도로 아프리카의 영혼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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