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4장에 하술 왕이 군대 장관 시스라를 앞세워 이스라엘을 치러왔다. 기손 강에서 드보라와 바락이 이끄는 이스라엘을 피해, 중립지대인 헤벨의 집으로 시스라가 피신하여 왔을 때, 헤벨의 아내인 야엘이 말뚝으로 그의 관자놀이에 박아 시스라를 죽인 사건이 나온다. 그 이후 이스라엘은 40년간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
내가 속한 선교단체는 나와 같이 남편을 섬기고 아이들을 양육하며 공동체를 돌아보는 선교사를 ‘야엘 선교사’라고 부른다.
몇 달 전 남편 선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음이 상해서 대화 단절을 외치고 돌아누운 적이 있다. 기분이 나빠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주님이 두드리셨다. 주님은 ‘그런 내가 죽은 십자가’를 기억나게 하셨다. ‘그렇지, 이런 감정과 행동을 가진 나는 없지. 이건 허상이지. 주님과 함께 내가 십자가에서 죽었지….’
이것을 시작으로 주님은 내 안에 꿈꿀 수 없었던 남편과의 관계 회복과 행복을 이전보다 더욱 누리게 하셨다. 며칠 전 호세아서를 묵상하는데 창녀 고멜처럼 주님을 떠난 내가 어떻게 새 생명으로 주님만 사랑하는 생명이 되었는지 감탄하며 주님으로 기뻐하고 만족하게 하셨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에 대해 기뻐하고 만족하는 기도를 드리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남편, 주님이 내게 허락하셨기에 가장 완전하고 만족스럽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우셨기에 주님을 기뻐하듯 남편을 기뻐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듯 남편을 기쁘게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가 요구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의 신발 끈이라도 묶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옷을 벗어서 제자리에 두지 않는 일 같은 남편의 작은 행동에도 마음이 상해서 남편을 기뻐하지 못하는 나였다. 나는 회개하고 남편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다시 기뻐하는 일들 속에 주님은 내 안에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남편을 더욱 사랑하는 새 생명을 누리게 하신다.
아이들을 키우며 특히 올해 다섯 살인 큰 딸 영원이와는 갈등이 많았다. 어느 날 밤, 엄마 말에 지독히도 순종하지 않는 딸로 인해 지친 상태 그대로 기도24.365자리에 나갔다. 긴급기도정보를 읽는데 흑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늑장을 부린 백인 경찰과 흑인 사이의 갈등을 다룬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주님은 내게 ‘왜 그렇게 영원이를 다그치니?’하고 물어 오셨다. 여러 가지 대답을 하는 중에 나는 사람들 앞에서 조급해지면 영원이를 더욱 다그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말 잘 듣는 영원이가 되어 나를 힘들게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발견하며 결국 나를 위해 영원이를 바꾸려는 것임을 보게 되었다. 나는 흑인에게 무관심한 백인처럼 영원이에게 관심이 없으며 존재 자체로 영원이를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님이 가장 사랑하셔서 내게 맡기신 아이들을 주님을 기뻐하듯 기뻐하며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조급해지려는 그때, 나를 부인하고 믿음으로 더욱 여유를 가지고 훈계하기 시작했다. 또 영원이에게 관심을 갖고 안아 주며 사랑한다고 고백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왜 몰랐나 싶을 정도로 기뻤다.
아이들은 나의 자아를 보는 거울이 되어 주님 앞에 서게 한다. 또 어린 아이의 단순함과 즉시 돌이키는 모습을 통해 진리를 배우게 되고, 돌이킬 때 얼마나 기쁜지 아버지의 마음도 배운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시 16:6)”
허락하신 모든 상황과 사람들을 주님을 기뻐하듯 기뻐하고 사랑하는 삶. 이것이 시스라의 머리를 뚫은 말뚝처럼 오늘 하나님 나라에 한 획으로 사용되는 법이라고 주님이 말씀해 주신다. 마라나타! [GNPNEWS]
김은영 선교사
필자는 가족이 함께 선교사로 헌신하여 다섯 살 된 딸 영원이와 두 살 된 아들 영광이 그리고 태중의 성결이를 믿음으로 양육하고 있다. 그리고 기도24.365본부에서 사역하는 남편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풍성히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