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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기 칼럼] “대학생이 된 예진아, 축하한다!”

사진: Josh Post on unsplash

손녀딸에게 보낸 편지 (1)

필자 유영기 목사는 신약신학 학자로 후학을 가르치다 정년 은퇴한 이후, 현재 이스라엘에서 만학도로서 성서학과로 유명한 바르일란대학에서 구약학을 수학 중이다. 이역만리에서 사랑스러운 손녀딸에게 다양한 인생의 주제에 대해 보낸 편지를 지인들에게 공유, 공감을 얻던 중 본지에 게재하게 됐다. <편집자>

예진아! 먼저 네가 이제 대학생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할아버지는 네가 대학 4년의 세월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며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너에게 편지로 너에 대한 나의 기대와 소망을 전하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너에게 편지한다.

예진아! 대학 4년이 왜 중요할까? 성실하게 보내야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기 때문일까? 물론 네가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 중요하지.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너의 대학 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대학 시절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고민할 여유를 가질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인생은 무엇인가?’ 애국자는 아니지만 ‘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들이다. 할아버지는 대학교 1학년 때 기숙사 식사 시간에 식판을 나르는 일을 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몇 시간을 산과 들을 거닐면서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바로 사는 것인가를, 얼마나 나는 축복받은 자인가를 생각하며 울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결단도 해 보았다.

너의 대학 시절을 이렇게 보냈으면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한국의 지성으로 불렸던 이어령 박사의 글로 전하겠다. 이 박사님은 오늘 우리에게 과거에 대한 ‘검색’과 오늘에 대한 ‘사색’과 미래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하셨다. 이 박사님의 말씀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마음에 두고 물으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면서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는데 정말 필요하고 지당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다람쥐가 닫힌 공간 안에서 바퀴 돌 듯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다반사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대학생들이 대학 시절만큼은, 아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만큼은 대학 시절을 이 박사님의 조언대로 살았으면 하는 것이 이 할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다. 그저 친구 만나고 강의 듣고 시험 보아 좋은 점수 따고 놀다가 졸업하는 그런 대학 시절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할아버지의 마음이다.

예진아! 다음 세대를 책임질 네가 과거를 검색하는 데 있어 그 과거를 직접 겪은 나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으면 생각한다. 너의 오늘이 있게 한 너의 과거에 대한 바른 검색이, 네가 오늘을 바로 사색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너의 오늘의 바른 사색이 너의 미래를 결정하는 탐색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와 할머니, 아빠와 엄마의 살아온 산 경험이 네가 너의 과거를 돌아보고 너의 현재에 대한 사색과 네가 미래를 탐색하는 데 자산이 된다는 생각에 너에게 편지를 보내려고 한다. 네가 대학을 졸업하면 생각하지도 않고 생각할 여유가 없는 그런 생각, 어떻게 보면 현실을 무시한 망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그런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면서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축복의 순간들을 누리며 4년을 보내기 바란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는 다시금 주어지지 않는 그런 소중한 생각들을 품고 4년을 살아가기 바란다. 대학생 시절에는 ‘내가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하는 이상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내가 어떤 직장을 택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미래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된다. 그러기에 대학 4년은 너에게 너무도 소중한 기간으로 알고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음으로 살펴보고 싶은 것은 너의 대학 생활 4년 가운데 이루어질 소중한 만남에 대해서다. 이 기간이 소중한 것은 어쩌면 너의 일생에 중요한 만남이 그 4년 동안에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생에 중요한 만남이 몇 번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만남은 부모님을 만남이다. 왜 그것이 중요할까?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소위 ‘흙수저’ 혹은 ‘금수저’로 태어나기 때문일까? 나는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에 근거하여 중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할까? 앞으로 하나님께서 남녀 두 사람을 통하여 이루는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살펴보면서 구체적으로 말하겠다. 성경적 가정은 두 사람의 결혼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남녀를 창조하실 때 세상 말로 말한다면 다른 피조물과 달리 공들여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창조하셨다. 다른 말로 말한다면 하나님께서 그의 사랑을 그들 속에 넣어주어 그들이 그런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어 가면서 자녀들을 낳아 사랑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도록 하셨다.

하나님은 가정을 사랑으로 제정하셨다. 돌집에서 돌을 제거하면 그 집은 어떻게 되겠니? 허물어지지. 하나님은 가정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영원하신 사랑으로 가정을 제정하셨다. 따라서 가정을 이루는 남녀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면서 그 사랑 가운데 자녀를 낳고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도록 하셨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가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흙수저’ ‘금수저’가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 가운데 잉태되고 태어나서 사랑 가운데 양육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이 세상이 영원토록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하도록 가정을 하나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장소로 만드셨다.

감사하게도 너와 내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달리 이 사랑 가운데 부모와의 만남이 없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또 다른 만남을 주셨다. 그것은 친구와 만남, 선생님과 만남, 남녀의 만남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최고의 만남이 있다. 그 만남은 사랑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모든 만남은 헤어짐이 있다. 사랑하는 남녀의 만남도, 친구의 만남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만남도 헤어짐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만남은 헤어짐이 없는 영원한 만남이다. 하나님과의 만남은 영원한 사랑의 만남이다. 하나님의 만남을 통해 공급받는 사랑은 모든 만남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게 하는 만남이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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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기 목사 | 헤브론선교대학 총장. 서울대 농대 졸. 총회신학교를 거쳐 영국 더럼대학에서 박사. 합동신학대원 박사원장 역임.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구약학을 수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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