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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떻게 오셨어요?”… 난민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 우크라이나 난민들. 사진: 필자 제공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의 현장 리포트를 통해 피란민들의 상황을 들으며 기도제목을 소개한다. <편집자>

3월 13일 주일 아침, 교회로 가는 길에 뉴스를 통해 폴란드 국경에서 20km 떨어진 르비브 지역에 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곳에 살고 있는 나타샤는 새벽 3시에 경보가 울려 깨어나 새벽 5시쯤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창문으로 목격했다고 했다. 35명이 사망하고 13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우리 가족은 모두 마음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날 나타샤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수많은 난민을 위해 식량을 구하러 600km를 달렸다.

▲ 우크라이나 난민들. 사진: 필자 제공

주일 예배가 끝난 후 많은 성도님이 난민을 위해 자원하여 섬기고자 등록했다. 지금까지도 그들의 섬김은 마치 왼손 몰래 오른손이 하듯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매일 놓여 있는 맛있는 빵과 음식들은 성도들이 직접 집에서 준비해 오는 것이다.

3월 14일 월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는 오빠와 함께 국경에서 자원봉사로 섬겼다. 우리는 통역으로 지원했지만 온종일 텐트 청소와 감자를 썰어야 했다. 다음 날에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가끔 통역하면서 만났던 난민들을 통해 우크라이나 현황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어디서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질문 하나에 난민들은 곧바로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기 시작한다. “몇 주간 지하에서 지내다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이 다 불탔고, 더는 돌아갈 길이 없어요.” “우리는 떠나지 않고 끝까지 견디려다가 러시아군들이 가까워져 결국 30시간 서서 기차를 타고 슬로바키아에 왔어요. 기차가 키이우를 지날 때는 폭격이 있을 수 있어 모든 불을 다 끄고 갔어요. 우리는 정말 무서웠어요.”

▲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가져갈 수 있도록 물건들을 내놓은 모습.
사진: 필자 제공

홀로 오신 할머니는 지하에 계시다 슬로바키아에 오셨다. 그녀는 작은 신발을 신고 오셔서 괜찮은 신발을 함께 찾다가 결국 못 찾고 그냥 길을 떠나가셨다. 국경에서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았던 휴대전화기를 잃어버렸다며 마치 모든 것을 잃었다는 듯이 크게 울던 한 자매도 있었다. 다행히 휴대전화기는 바로 찾았다. 이 모습을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가 그들의 마음에 남겨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슬로바키아에서 우리가 준비한 물품을 싣고 갈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 트럭 운전사가 마음 아픈 소식을 전해줬다. 처음에 교회를 찾아온 난민들은 차가 있었지만 지금 오는 난민들은 지하에서 몇 주 씻지도 못하고 지내다가 기차로 어렵게 오신 분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모든 출구가 차단돼 한 달째 주택 지하, 학교 지하 또는 지하철 지하에 정착해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 우크라이나 난민들. 사진: 필자 제공

하르키우에서부터 기차를 30시간 서서 타고 이곳에 도착한 세 명의 아이와 어머니 두 분을 만났다. 그들이 편히 쉬고 씻을 수 있도록 호텔을 알아보았으나 연결되지 않아, 마침 슬로바키아 현지 교회로 가게됐다. 예수를 믿지 않으신 분들이지만, 이들에게 복음이 흘러가기를 바라며 인도했다. 교회에는 따뜻한 음식과 달콤한 빵이 준비돼 있었고, 이들은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다음 날 3월 15일, 이들은 다시 만난 아빠와 엄마를 통해 그들이 웃음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 기쁜 일은 이들이 교회에서 성경책을 발견하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고 싶어 했다고 한다. 이들은 챙겨온 짐도 무거운데, 각자 성경책을 챙겨 독일로 떠났다. 주님께서 계속해서 이들을 복음으로 이끌어 주시길 구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슬로바키아에서 주님은 신속하게 교회와 연결해 주시며, 믿음의 사람들과 만나게 하셨다. 주님은 우리가 지낼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시고,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도 마련해 주셨다. 우리가 섬기러 왔지만, 오히려 섬김을 받는 것만 같다.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은혜 아래 사랑의 빚을 진 자들이다. [복음기도신문]

전에스더 선교사
(슬로바키아 미할로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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