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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지도자가 먼저 헌신의 본을 보여야 합니다

▲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선교학에서 가장 오래된 이슈 중 하나는 ‘선교지 교회의 자립’이다. 거의 200년 가까이 다루고 있다. 미국 최초의 해외 선교기관인 ABCFM은 1837년대에 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었다. 당시 미국의 경제 대공황으로 인한 교회수입과도 관련이 있었다. 이 단체는 이후에 이 정책을 더욱 발전시켜 1856년에 선교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선교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의 확장을 위한 자립하는 기독교 공동체를 세우는 것”. 지금부터 166년 전에 자립하는 교회가 선교의 목표라는 것은 그만큼 자립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자립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선교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선교사들은 관련된 현지 교회가 자립을 넘어서 선교하는 교회를 소망할 것이다. 다양한 토의와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만난 분송 목사의 관점은 이런 고민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을 보여준다. 핵심은 현지 리더십에 관한 것이다.

그는 약 10년 전에 세미나에서 만난 한 지도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미얀마 카렌침례총회(Karen Baptist Convention) 총무였던 오너 뇨(Rev. Dr. Honor Nyo) 목사였다. 그는 태국 카렌침례총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 강사로 왔다. 그는 미얀마 카렌침례총회의 다양한 사역과 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오래전부터 자립은 물론 선교하는 교단이다. 그가 속한 지방회의 건축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질문한다.

“미얀마는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억압받고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큰 빌딩 건축이 가능했습니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기도하고 가족과 의논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월급 3개월치를 건축 헌금했습니다.”

10년 전의 미얀마는 여전히 군부가 지배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조건이었다. 당시 총회 총무의 월급이 100불 정도였다. 사실 100불로 한 가정 살림이 빠듯하였다. 3개월 월급을 헌금하고 어떻게 살았는가를 질문했다.

“교인들이 저의 형편을 알고 필요한 음식을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지도자가 먼저 헌신과 헌금의 본을 보여야 합니다.”

분송 목사가 이야기를 이어간다.

“지도자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더 많이 아는 사람입니다. 그가 본이 되면 그를 본 교인들과 학생들이 따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헌신하라고 하고 본인이 먼저 하지 않으면 교인들은 잘 하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헌신과 헌금을 먼저 실천해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곳에 자립의 중요한 원리가 있다. 훨씬 가난한 미얀마의 교회의 자립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지도자들이 가난한 중에 헌신하고 헌금하고 본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헌신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 미얀마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는 대강당이 필요했다. 7000석 규모의 강당을 건축한 것은 카렌침례총회 양곤 지방회였다. 그 건축을 이끈 분은 당시 카렌침례총회장이었던 러와목사였다. 그는 양곤지방회 신학교 학장 겸 건축위원장이었다. 건축비는 약 35억원이었다. 러와 목사는 먼저 헌신했다. 당시 그의 한 달 수입은 약 8만원으로 학장급여가 수입의 전부였다. 그는 그의 수입의 2년치에 달하는 약 200만 원을 건축헌금으로 드렸다. 그리고 교회를 방문하고 지방회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지도자의 엄청난 헌신은 본 교인들과 교회들은 헌신을 따라했다. 지방회 교인들의 헌신으로 건축은 감사함으로 마무리됐다. 뿐만 아니라 러와목사의 식량까지도 교인들이 도왔다.

그러면서 태국 카렌교회의 이야기를 한다.

“태국 카렌 교회의 지방회나 총회의 지도자들이 먼저 헌신하면 됩니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는 스스로 하는데, 총회의 일을 할 때는 선교사들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가 담임하는 므앙노이 교회당을 건축할 때 4000받(120불)이 있었다고 한다. 교회당을 건축하자고 하니 성도들이 돈이 어디 있는가 질문했다.

“돈은 우리 안에 이미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먼저 많은 헌금을 했다. 이후에 교인들이 같이 몇 년 동안 헌금하고 나무를 재료를 준비하여 200만 받(7000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교회당을 건축하였다.

“먼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먼저 헌금을 하여야 합니다.”

그의 교회는 시골에 있지만 교회건축은 물론이고 다른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가 먼저 헌신하였고 다른 지도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끝내고 기도를 하는데,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들의 회의에 참석하면 교인들이 타고 온 70만, 80만 받 차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들에게 있는 자원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최근 지방회나 총회 회의에 가면 70만 받(2만 2000불), 80만 받(2만 5000불) 차가 제법 보인다. 그것을 지켜보는 분송 목사의 관점이 놀랍다. 차 주인은 그 차를 자랑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분송 목사는 동일한 차를 그들 안에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자원으로 보고 있다.

지도자의 앞선 헌신이 ‘자립’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립의 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태국보다 훨씬 가난한 미얀마의 카렌은 오래전부터 지역교회, 지방회, 총회의 자립을 넘어서 다양한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반면 미얀마보다 잘 사는 태국 카렌족은 총회 관련 사역의 도움을 선교단체에 요청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회건축을 요청하는 경우도 보인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차량 한 대의 값을 헌신하면 교회당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분송 목사의 기도는 이런 상황을 경험하면서 드리는 기도이다.

분송 목사는 외적 조건은 연약함의 종합체이다.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고, 교회는 가난한 오지의 산골이며, 소수부족인 카렌족이다. 그렇지만 분송 목사의 사역은 선교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선교사들이 배워야 할 모델이다. 왜냐하면 분송 목사의 사역은 선교대학원 과정의 강의 내용들을 충실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에 대한 그의 이해와 관점도 동일하다. 지도자의 헌신은 자립 문제 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선교지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한다. 선교 현장에 필요한 많은 답들은 이미 현장에 있다. 그런데 그에게서 배우고자 하는 선교사들은 얼마나 될까?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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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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