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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칼럼] 대체신학 이슈와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 연구 (7)

사진: pixabay

목   차
I. 들어가는 말
II. 사울/바울과 예루살렘 교회
III. 사울/바울과 다메섹 교회
IV. 사울/바울과 아라비아 교회
V. “하나님의 이스라엘”과 대체 신학 이슈
1. “하나님의 이스라엘”
2. 대체신학 이슈와 확장 신학
VI. 나가는 말

2. 대체 신학 이슈와 확장 신학

세대주의 신학자들이 언약신학 또는 개혁신학을 대체신학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하여 언약/개혁 신학자들은 언약/개혁신학은 대체신학이 아니라 실체 신학, 성취 신학, 또는 확장 신학 등이라고 응답한다. 실체 신학과 성취 신학에 대해서는 <대체 신학 이슈와 초림 예수 즉위 연구>와 <대체 신학 이슈와 예수의 열두 사도 연구>라는 두 글에서 이미 논증하였다. 먼저 그 두 글을 실체 신학과 성취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요약한 후에, 확장 신학이라는 점에 대해서 논증하고자 한다.

  1) 실체 신학과 성취 신학

“성경 예언 성취의 주인공은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혈통적인 후손들로서 이스라엘 또는 유대인들이다. 그런데, 언약/개혁 신학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운운하면서 그 주인공인 이스라엘을 교회로 대체한다.” 이는 곧 세대주의 신학자들이 언약/개혁신학을 비판하는 핵심 내용이다. 이에 대해 언약/개혁 신학자들은 성경 예언 성취의 진정한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보혈로 구속받은 교회 공동체라고 응답한다. 그 성취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시작되어 그의 재림으로 완료된다. 아브라함으로 대표되는 구약의 여러 인물이나 여러 사건 또는 제도나 그림자, 모형, 예표, 또는 예언이며 예수께서 실체적 존재로서 성취하기 시작하셨으며 그의 재림으로 완성된다. 따라서 언약/개혁신학은 대체 신학이 아니라 실체 신학이며 성취 신학이다.

사도들은 신약에서 구약을 약 삼백 번 인용하고 있으며 천 번 이상 암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언약/개혁 신학자들은 신약의 저자들이 독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공동체는 회복된 이스라엘이며 참/새 이스라엘이며 하나님의 이스라엘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해하도록 상기시킨다고 주장한다. 구약과 신약은 유기적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공동체에게 구약을 관찰자로서 읽으라고 호소하지 않고 참여자로서 읽으라고 호소한다는 것이다.[1] 한편, 세대주의 신학자들은 교회 공동체에게 구약을 참여자가 아니라 관찰자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유대교에서는 유월절을 비롯한 3대 축제가 중요하다. 이슬람에서는 유대교를 모방한 가운데, 그것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대축제가 중요하다. 그것은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의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제물로 바치려다가 갑자기 등장한 양을 대체 제물로 제사하였던 것이 유래가 되었다. 그렇다면, 기독교에는 어떤 축제가 있는가? 그것은 곧 예수께서 유월절 식사 중에 그의 제자들이 앞으로 거행하도록 선포하셨던 성찬식이다(마 28:17~29; 막 14:22~25; 눅 22:14~23; 고전 11: 23~25).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제물로 바치도록 한 후, 결정적인 순간에 이삭을 대신하는 대체 제물로서 두 뿔이 수풀에 걸린 숫양을 허락하셨으며, 그곳이 곧 성전 터가 되도록 인도하셨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이삭을 대신하여 드려진 대체 제물은 하나의 그림자였다. 예수께서 실체적 존재임을 최초로 인식하고 선포한 자는 세례 요한이다. 그는 약 40일 전에 자신에게 나와 세례를 받고 자신에게 다시 접근하는 예수에 대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요 1:29~34) 이라고 선포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브라함 이래로 수없이 드려졌던 대체 제물들의 실체가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하셨다. 그 점에 대해서 히브리서 기자와 골로새서의 저자 바울은 다음과 같이 각각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사장들은,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조품과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땅 위에 있는 성전에서 섬깁니다(히 8:5상, 표준새번역).

율법은 장차 나타날 좋은 것들의 그림자일 뿐이요, 실체(참 형상, 개역개정)가 아니므로…(히 10:1상, 표준새번역).

그러므로 여러분은, 먹고 마시는 일이나 명절이나 초승달 축제나 안식일 문제로, 어떤 사람도 여러분을 심판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이런 것은 앞으로 올 것들의 그림자일 뿐이요, 그 실체(몸, 개역개정)는 그리스도에게 있습니다(골 2:16,17, 표준새번역).

대체 제물, 성전, 명절이나 초승달 축제나 안식일로 대표되는 구약의 관습들이나 율법은 그림자일 뿐이다. 하늘에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그림자의 실체이시며, 참 형상이시다. 그렇기에, 구약에 기초한 유대교는 그림자이고, 구약과 신약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실체이다. 사도 바울의 적대 세력들은 그리스도께서 실체로 오셨음에도 여전히 그림자에 집착하는 가운데 바울을 박해하고 그의 복음에 대하여 대적하였다(골 2:16~17).[2]

예수 그리스도가 대체 제물의 실체로 밝혀졌다는 것은 그의 보혈로 구속받은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로 실체적 존재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실체적 존재가 된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새 언약으로 제정(制定)하시고 선포하신 성찬 예식을 거행한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교회 공동체를 위하여 찢기신 몸과 흘리신 피를 빵(떡)과 잔으로 각각 기억하고 기념한다. 그것은 유대교의 대체 제물과 3대 축제와 그 축제와 관련된 것들의 각각이 그림자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실체이심을 드러내는 사건이 된다. 예수는 전통적인 유월절에 먹고 마시는 음식을 그의 몸과 피로 대체시키셨다. 유월절 떡과 음료는 그림자였으며, 유월절 어린 양으로 죽임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실체로 밝혀진 것이다. 그렇기에, 톰 라이트(Tom Wright)는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찬식을 기독교 공동체 또는 교회 공동체가 출애굽 공동체의 성취적 존재로서 누리는 축제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기독교 공동체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완성으로서, 유대교의 상징들, 특별히 출애굽을 연상시킬 수 있는 여러 상징을 자신의 상징으로 취한 공동체이다(고전 10장). 그래서 바울에게 성찬식은 교회가 진정한 출애굽 공동체임을 보여주는 축제였다.[3]

예수께서는 성찬식을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마 26:29; 막 14:25)는 가운데 배설되는 잔치 또는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눅 22:16)는 가운데 펼쳐지는 잔치라고 하셨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가 시행하는 성찬식은 신랑 예수와 신부인 그의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누리게 될 천국 잔치의 맛보기이다.

  2) 확장 신학

예수 그리스도와 열두 사도가 모두 유대인이었다. 오순절 날에 그들로 대표되는 120명의 문도가 성령의 충만을 받았는데 그들 모두 다 유대인들이었다(행 2:1~4). 그들의 대표가 된 사도 베드로는 천하 각국으로부터 온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삼천 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다. 그들이 곧 예루살렘 교회의 구성원들이 되었고 그들은 모두 다 유대인들이었다(행 2:5~47). 예루살렘 교회는 성장하고 온 유대와 갈릴리 등에 유대인들로 구성된 교회가 세워졌다(행 9:31). 한편, 사마리아에 세워진 교회의 구성원들은 사마리아인들이며(행 8:4~25) 가이사랴의 고넬료 집에 세워진 교회의 구성원들은 이방인들이었다(행 10:1~48). 안디옥 교회가 유대인 회중들로 시작되었다가 헬라인 회중들로 확장되었다(행 11:19~21). 교회의 구성원들이 유대인들로 국한되지 않고 사마리아인들과 이방인들까지 확장되었다.

사울/바울이 박해하는 가운데 간접적으로 경험하였던 예루살렘의 교회의 구성원들도 스데반을 비롯한 유대인들이었다. 또한, 그가 박해하려고 하였던 다메섹 교회의 구성원들도 아나니아를 비롯한 유대인들이었다. 그러나 그가 이방인의 사도로서 그 직책을 수행하여 아라비아에 세워진 아라비아 교회의 구성원들은 아라비아에서 살고 있던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이방인으로서 아라비아인들이었을 것이다. 그 후에 사도 바울의 사역을 통해 세워졌던 여러 교회의 구성원들 가운데 다수가 이방인들이었다. 교회의 구성원들이 유대인들로부터 이방인들로 대체된 것이 아니라 확장된 것이다. 그 점에 대해 톰 라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히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성령에 의해서 유일하신 하나님이 이제 자신의 구원을 민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확장하신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바로 안디옥과 갈라디아 모두가 경청해야 했던 메시지이다.[4]

세대주의 신학자들은 이스라엘과 교회를 철저히 구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라는 단어는 이방인을 위해 활용될 수가 없는 단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앞 장에서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이라고 칭한 대상은 곧 갈라디아 교회의 구성원 중에 이방인이든 유대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된 자들 모두임을 입증하였다. 그 점에 대해서 게리 버지(Garry Burg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지만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기다리던 메시아적 공동체 곧 진짜 이스라엘, “하나님의 이스라엘”이 나왔고, 이 공동체에 이방인들이 믿음으로 합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편지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기대를 충족시킨다…. 앞서 그는 이방인과 유대인으로서 이루어진 기독교 공동체를 아브라함의 유산과 연결시켰는데, 지금은 같은 공동체를 유대교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가장 성스러운 이름 중 하나인 이스라엘과 연결시키고자 한다. 그 축복의 표현(갈 6:16, “하나님의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자체가 상당히 유대적이고 빈번히 사용된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백성이 지닌 새로운 정체성을 보편화시키는 가장 극명한 예일 것이다. 그는 자기 정체성을 위한 정의들을 다시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인종이나 정체성에 대한 인종적 혹은 역사적 주장에 기대지 않고, 인종의 무엇이든 상관없이 아브라함에게 속하는 하나님의 백성을 일컫는 명칭이 된다.[5]

앞 장에서 우리가 사도 바울이 이스마엘의 후손들인 아라비아인들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자들에게 아브라함의 언약 혜택을 받게 된 아브라함의 진정한 후손이라고 일컬었다고 짐작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마찬가지로 사도 바울이 아라비아에서 그의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세워진 아라비아인 교회 공동체를 “하나님의 이스라엘”이라 칭하였다고 짐작해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대주의 신학자들은 이방인들은 “하나님의 이스라엘”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개혁신학에 대한 대체 신학이라는 비판은 우리 말 속담의 하나인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라는 식의 주장인 셈이다. 그에 대하여 개혁 신학자들은 설령 교회가 ‘굴러들어온 돌’이라고 할지라도 ‘박힌 돌’인 이스라엘을 빼낸 적이 없다고 답하는 셈이다. 사실 교회와 이스라엘을 굴러들어온 돌이나 박혔다가 빼내진 돌의 개념으로 해석될 사항이 아니다. 그 점에 대하여 바울은 자신과 무관하게 세워진 로마 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접붙임의 원리로 해석하였다(롬 11:17~24). 이 점에 대해서는 <대체신학 이슈와 “온 이스라엘”(롬 11:26)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6] <계속> [복음기도신문]


[1] Benjamin L. Cladd, 하나님 백성 신학, 전광규 역 (부흥과 개혁사, 2021), 11.

[2] 다니엘 J. 에버트 IV. 『지혜기독론』, 곽계일 역, (서울: P & R, 2012), 162.

[3] Thomas Wright,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최현만 역, (경기도: 에클레시아북스, 2014) 142.

[4] Thomas Wright,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203.

[5] Gary Burge, 『예수와 땅의 신학』, 이선숙 역, (새물결출판사, 2020), 177.

[6] 정형남, “교회 공동체로서 ‘온 이스라엘’(롬 1126)에 대한 이해와 세계 선교”, 『ACTS 중동연구 2020』와 『총신대 김성태 교수 은퇴 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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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 아신대학교(ACTS) 선교대학원 교수 및 GMS 아랍권 선교사(천안장로교회 파송. since 1989). 그의 책으로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CLC, 2009)과 아랍권 및 이슬람권 선교와 관련된 여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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