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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팀 켈러의 ‘그리스도 중심’ 성탄 설교

사진: Ben White on Unsplash

“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세상은 어두운 곳이며 예수께서 빛이 되어 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결코 길을 찾거나 실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문화 내러티브는 어두운 현실을 인간의 지능과 혁신으로 타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

팀 켈러는 성탄 설교 모음집 <팀 켈러의 예수, 예수>(두란노 역간, 원제: Hidden Christmas)에서 잊혀져가는 성탄절의 의미를 새롭게 상기시켜 준다. 두 편의 설교, “그늘진 땅에 빛이 비치도다”와 “예수님의 어머니들”에서 그가 오늘의 문화 내러티브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리스도 중심의 성탄 설교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그늘진 땅에 빛이 비치도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사 9:2)

문화 내러티브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세상은 어두운 곳이며 예수께서 빛이 되어 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결코 길을 찾거나 실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둡다’는 말은 악과 무지를 가리키고, ‘흑암’이라는 말은 악과 고난을 치유할 방법을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의 문화 내러티브는 어두운 현실을 인간의 지능과 혁신으로 타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결국 사랑이 이긴다는 것과 우리가 세상을 연합시키고 나아가 세상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에 실린 광고 문구다. 빛이 인간 안에 있으며 따라서 세상의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주체도 바로 인간이라고 이 광고는 말한다. 빈곤과 불의와 폭력과 악을 거뜬히 정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힘을 합하며 세상의 연합과 평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코 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하벨은 “인류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사실 그는 무슨 정치 제도나 이데올로기로 인간의 문제를 구원할 수 있다는 신념, 즉 자기 힘과 노력으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이 어둠을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라고 역설했다(25쪽).

그리스도 중심적 대안

기독교는 우리가 최대한 애쓰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미래의 디스토피아만 내다보는 비관론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메시지는 문제가 아주 심각해서 우리 스스로는 치유나 구원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은 심히 어둡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이 있다는 것이 성경의 메시지다. 빛은 우리 안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밖에서 비취는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그 빛을 가져오셨다. 좀 더 확실히 말하면 그분이 바로 빛이시다….다른 불빛이 다 꺼질 때도 그분만이 우리를 위한 빛이시다(34쪽)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 8:12). 예수님은 어둠을 비추시는 세상의 빛으로 오셨다. 그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온 땅에 어둠이 임했다. 세상에 빛이신 그분이 어둠 속으로 내려가신 것은 우리를 하나님의 아름다운 빛 가운데 인도하시기 위해서이다(39쪽).

예수님의 어머니들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그런즉 모든 대 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마 1:3-17).

문화 내러티브

당시의 족보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가 사는 오늘날의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사람마다 자신의 학력과 경력과 실적을 열거하여 사람들에게 자기를 홍보하고 추천하는 것과 동일하다. 분봉왕이었던 헤롯은 자신의 천한 출신을 숨기려고 족보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빼기도 했다. 족보 겸 이력서의 취지는 자신이 수준 높은 명문가 출신임을 내세워 주변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데 있었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많은 성취와 성공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오늘날의 문화와 달리 예수님의 족보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예수님의 족보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특히 여인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모두 명문 가문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리스도 중심적 대안

예수님의 족보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어머니들은 대부분 이방인이었다. 또 가장 더럽고 추하고 부도덕한 사건들 가운데 몇 가지를 환기시키는 이름들도 있다. 근친상간의 이야기도 있고, 라합은 매춘부였다. 또 밧세바는 우리야의 아내로 표기함으로써 다윗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바로 이런 역기능 가정에서 그리고 이 치명적 흠이 있는 인간에게서 메시아가 오셨다.

이것은 문화나 상류 사회나 심지어 하나님의 법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도 예수님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혈통이나 행위가 중요하지 않다. 회개하고 그분을 믿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당신의 죄를 덮고 당신을 그분과 연합시킬 수 있다(58쪽).

성경은 뛰어난 가문과 능력 있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사용하셔서 위대한 일을 하시는 것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예수님도 나사렛 시골 출신이셨다. 장남이 아니라 차남과 사회적 지위가 없는 사람들을 통해 일하셨다. 가인이 아니라 아벨을, 이스마엘이 아니라 이삭을, 에서가 아니라 야곱을, 므낫세가 아니라 에브라임을, 형들이 아니라 다윗을, 사랑받는 라헬이 아니라 레아를.…왜 하나님은 연약한 자를 택하실까? 하나님은 그냥 약자 편에서 약자를 좋아하시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분은 이것을 통해 구원 자체를 말씀하신다. 모든 종교와 도덕 철학은 인간의 전력을 다한 노력을 통해 목적을 성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종교와 철학은 늘 강자에게 호소한다. 피땀 흘려 매진할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약자를 위해 왔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왔다. 나는 그들의 행위를 봐서가 아니라 내가 이룬 일을 통해 그들을 구원할 것이다”(121쪽).

예수님은 세상의 방식을 전복하시는 분이시다. 여기에 우리의 위로와 도전이 있다. 어떻게 살아왔든 관계없다. 지옥의 앞잡이였다 해도 관계없다. 아무리 지독하게 망쳤더라도 관계없다. 그리스도의 은혜가 변화시키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복음기도신문]

“ 모든 종교와 도덕 철학은 늘 강자에게 호소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약자를 위해 왔다. 나는 그들의 행위를 봐서가 아니라 내가 이룬 일을 통해 그들을 구원할 것이다’ ”

고상섭 | 영남신학대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 졸업. ‘팀 켈러 연구가’이자 CTC코리아 강사로 활동. 현재 ‘그 사랑교회’를 개척해 섬기고 있다. 최근 공저한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출간.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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