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골방에서 골방으로. 안산지역에서 기도품앗이로 어느 때보다 분주한 삶의 시간대를 보내고 있는 유재덕 집사님을 만났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주님의 때에 십자가복음 앞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된 이후, 기도사명자로 새 삶을 누리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당연한 삶의 모습일 수 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믿음의 이야기가 만남을 통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 집사님의 요즘 삶을 소개해주세요.
“올해 초 주님께 서원한 게 있었어요. 한 가지는 열방을 위한 기도를 안 빼먹는 것과 두 번째는 교회에서 느헤미야로 서는 것이었어요. 우리 교회가 느헤미야52기도에 참여하고 제가 그 기도자를 모으고 기도모임을 인도하겠다는 서원이었지요. 그런데 주님은 제 수준이 아닌 주님 수준으로 응답해 주시더군요. 안산에서 1년간 지역교회가 연합해서 느헤미야 기도를 한다는 거예요. 주님의 응답인 줄 알고 안산지역을 교구로 삼아 이곳저곳 느헤미야52 연합기도에 참여하게 되었죠.
함께 이 일에 동역할 몇 분이 모여 자발적으로 순회기도팀으로 섬기기도 했고요. 낮과 밤 몇 달째 뛰어다니고 기도시간이 비면 꼭 연락이 와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깐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웃음).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기도동원가가 되었어요. 물론 이렇게 까지 하는 모습들을 보면 어떤 교회에서는 의아해 하기도 하고, 남편 없이 아이들만 키우는 사정을 아는 분들은 걱정해 주는 분들도 계시기도 해요.”
– 언제부터 이같은 삶을 살게 되셨나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대영 권사님(본지 26호 뷰즈인북스 ‘예수는 나의 힘이요’ 참조)이라는 분과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였어요. 그분은 저를 만나면 “지금 죽어도 천국갈 수 있겠느냐?” 라고 질문을 하시곤 했어요. 처음에는 왜 이러시나 하는 생각에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반문했죠. 그럼 집사님은 확신하느냐? 라고 따지듯 물었어요. 그랬더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럼요 물론이죠.”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후 그분의 삶을 보면서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죠. 그분이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뭐가 다른지 궁금했고, 그렇게 복음 앞에 목마름으로 서게 되었어요.”
– 믿음의 삶으로 바뀌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주님이 십자가 복음으로 저를 만나주신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저의 믿음 없음을 깨닫게 하고, 주님만 붙잡게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겪었죠. 믿음의 길을 걷던 중 주님이 말씀하시면 즉각 순종하는 그런 형제를 한 분 보게 됐어요. 열방기도센터에 함께 방문하게 된 때 그 형제는 그 형제 아버님의 기도 시간을 대신 지켜 기도하는 것을 보게 됐어요. 전 제 24365기도 시간조차 잘 지키지 않는데… 그렇게까지 하나님을 경외하더군요.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질문이 생기더군요.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믿지 않는 남편을 위해 기도할 때면 핍박하고 욕하고 저주하는 남편을 용서 한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늘 어려웠죠. 그때 그 형제에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부어질 때까지 십자가에 그냥 있으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그대로 해봤어요. 속이 뒤집힐 만큼 현실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의 마음이 부어질 때까지 다만 엎드려 기도했어요. 때론 졸기도 했죠. 일정한 시간을 남편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부어주시기를 구하는데 어느 날 남편의 모습이 제 모습이라는 사실이 동의가 되면서 중보기도가 되는 거예요. 그때 십자가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남편을 품고 기도할 수 있음을 경험했어요. 그 이후부터는 남편이든 열방이든 억지로 기도하기보다는 다만 십자가에 머물러 주님의 마음을 구하게 됐어요.”
– 지역교회에 찾아가서 느헤미야52기도의 자리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도 있었나요?
“주님이 약속의 말씀을 주셨어요. 요엘 2장 15-16절에 너희는 나팔을 불어 신랑과 신부를 나오게 하라는 말씀을 받았어요. 물론 어떤 교회에서는 실망을 경험하기도 해요. 과연 교회들이 정말 만민의 기도하는 집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도 들기도 해요. 그런데 주님 말씀이 결론이잖아요. 젖먹이도 나오고. 신랑과 신부들도 나오라! 그러면 내가 내 영을 그 속에 두리라. 늙은이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이상을 볼 것이며 너희가 더 이상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 요엘 2장 말씀 전체에 아멘하게 되는 거죠.
주님이 나팔수로 부르셨음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그래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찾아가요. 주님은 가서 교회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이기는 교회인지 선포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죠. 그 자리에 서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말씀을 주셔서 발걸음이 옮겨져요.”
– 열방을 구하는 기도의 자리에 순종하면서 누리게 된 은혜가 있을 것 같네요.
“기도의 자리에 가면 누군가는 꼭 반응을 하는 거예요. 어떤 할머니는 교회에서 평생을 살다시피 하셨고, 중보기도도 쭉 해왔는데 이렇게 기도해 보는 건 처음이라고 고백하셨어요. 나름대로 평생 잘 살아서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죠. ‘이렇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평생 한 번도 못했다고 생각하니 죽어서 주님 얼굴 어떻게 보냐’라며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시는 거예요.
어떤 교회에서 여든이 넘은 어르신이 한 번도 북한을 위해 기도하지 못한 것을 스스로의 악독함이라고 깨달았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보았어요. 그리곤 기도의 파수꾼의 대열에 동참하시는 거죠. 그땐 정말 내 마음에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같았어요. 예수님이 나의 양식을 하나님 나라라고 하셨잖아요. 저도 정말 그런 고백을 들으면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어떤 교회에서는 음식을 전혀 못 먹어도 배부른 거예요. 아! 나의 양식은 하나님 나라구나. 깨달았죠.”
– 믿음으로 사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요.
“주님 말씀에 순종하다보니 열방을 구하라는 마음과 함께 가정에서 남편을 섬겨야한다는 부담도 주시더군요. 그 무렵, 한번은 말씀기도학교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진행부에서 남편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거예요. 남편에게 물었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거예요. 교통비는 허락이 되었는데 남편의 허락이 없어 가지 못하게 됐죠. 왜 가라고 하시더니 못 가게 하시는지 주님이 원망스러웠어요.
그리고 그 기간 동안 홀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왜 주님이 허락지 않으셨는지 그때 알았어요. 내가 주님을 신뢰하지 못했다는 사실도요. 내가 만약 말씀기도학교에 갔으면 아마 남편과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죠.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과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상황이 다른 거예요. 그때마다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죠.”
– 특별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순회기도팀 활동이 수월치 않았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돈을 벌지 않으니까 남편도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약간은 오기가 섞인 셈이죠. 그리고 푸드뱅크라는 곳에서 봉사를 시작했어요. 먹을거리는 배달하고 남은 음식으로 해결 됐는데 필수품, 차비 등은 현실적으로 아무런 대안이 없었죠. 그런데 희한하게 주님이 저희의 삶을 책임져 주셨어요. 순회기도팀이든 땅밟기를 가든 주님이 부르셨기에 믿으면 주님이 책임져 주시더라구요.
아웃리치를 통해 중보기도로 섬기던 시간에는 재정에 대해 마음을 놓고 있었을 때 팀장님의 권면을 받고 전심으로 재정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정말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백 속에 주님은 결국 믿음으로 구했을 때 놀랍게 재정을 허락해 주셨어요. 그로 인해 다른 팀원들도 도전을 받고 자기가 가진 목걸이부터 자기 것을 팔아 아웃리치의 재정을 채웠던 일 등 주님의 수는 셀 수도 없죠. 이런 과정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보면서 믿음을 쓰는 상황들을 허락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 현재의 삶에 대해 정말 행복하신가요?
“다른 것보다 주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어 너무 기뻐요. 나의 개인적 문제도 주님 앞에 서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주님 앞에 압도되어 죽어도 좋다라고 할 만큼 내안에 구원해주신 감격이 얼마나 큰지 그 영광에 압도당해요. 주님이 부르시는 그 자리로 가면 끊임없이 말씀해주시죠. 은혜예요. 어떤 상황이든 부르신 곳이 어디든 달려가요. 돌아보면 전혀 고민 하지 않고 달려온 것 같아요. 단순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처음부터 가진 것이 없고. 지식도 없고, 무능할뿐 그 무엇도 자랑할 게 없었거든요. 그렇기에 말씀하시면 순종 밖에 할 게 없어요.”
– 아쉽지만,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마쳐야겠네요.
“초등학교 6학년, 고등학교 2학년, 군대 간 아들 이렇게 4식구예요. 남편은 얼마 전 먼저 천국에 갔어요. 최근 막내딸이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이었나 봐요. 지난 추석 무렵 음식을 평소답지 않게 많이 먹어서, 과식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그런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아빠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에 구멍이 났다며, 자신이 먹을 것으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거예요. 그러더니 ‘엄마, 아빠 자리가 너무 커’ 그러는거예요. 그날 밤, 숨이 콱 막힌 것처럼 밤새 잠을 이룰수 없었어요.
애가 이렇게 아픈데 그것도 모르고 싸돌아만 다녔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그때 주님이 제 마음에 “그 자리는 누구도 채울 수 없어. 내가 목마르게 했거든. 내가 채울게”라는 위로를 주셨어요. 요즘 아이와 레슬링을 하며 지내요. 딸아이가 예전에는 군대 간 큰아들이나 아빠랑 매번 엎어뜨리기 같은 걸 하며 놀았나 봐요. 그런 모습 볼 때마다 왜 애를 괴롭히냐고 했는데 그렇게 노는 거였더군요. 요즘 집에 오면 엄청 당해요. 주먹으로 정말 세게 때리는데… 오빠나 아빠는 세게 때려도 괜찮았대요. 저는 그게 안 되서 재미없다고 하는데도 계속 레슬링을 하며 보내요. 이렇게 주님이 허락하시는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마음껏 사랑하며 열방을 품고 기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