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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이스라엘과 한반도

unsplash의 Robert Bye

인자야 너는 이스라엘 산들에게 예언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 산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에스겔 36장 1절)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들이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이스라엘의 산들, 곧 이스라엘 땅)는 사람을 삼키는 자요 네 나라 백성을 제거한 자라 하거니와 네가 다시는 사람을 삼키지 아니하며 다시는 네 나라 백성을 제거하지 아니하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또 너를 여러 나라의 수치를 듣지 아니하게 하며 만민의 비방을 다시 받지 아니하게 하며 네 나라 백성을 다시 넘어뜨리지 아니하게 하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셨다 하라 (에스겔 36장 13~14절)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 내가 그들의 수효를 양 떼같이 많아지게 하되 제사드릴 양 떼 곧 예루살렘이 정한 절기의 양 무리같이 황폐한 성읍을 사람의 떼로 채우리라 그러한즉 그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셨느니라 (에스겔 36장 37~38절)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36장 전반에 걸쳐서 이스라엘의 회복과 그들이 받을 복에 대해서 말씀했습니다. 정말 신앙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지정학적으로도 아무 소망이 없는 땅에 대한 파격적인 축복의 말씀들을 계속해서 주셨지요.

특별히 에스겔 36장 13~15절은 ‘이스라엘의 산들’, 즉 이스라엘 땅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그에 대한 주님의 약속입니다.

이스라엘은 한반도 보다 작은 땅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땅에 사막부터 숲, 눈 덮인 산까지 다채로운 기후가 섞여 있습니다. 여행 다니기에는 재미있지만, 먹고 살기는 쉽지 않은 땅이지요. 농업 생산력에 있어 나일강이나 유브라데스 강 유역에 비할 바가 못 되니까요. 유목을 하기에도 넓은 평야가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당대 최고의 열강들의 세력이 정확하게 부딪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스라엘의 남쪽에는, 매년 시계처럼 정확하게 범람하는 나일강 덕에 무한대의 농업 생산력을 가진 이집트가 있었습니다. 이집트는 옥토지만, 주변국이 거의 다 사막 지대라 뻗어 나갈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도리어 사방에서 이집트의 부를 원해서 조공, 혹은 혹은 약탈을 왔지요. 그들에게 그나마 뻗어 나갈 가능성이 있는 곳이자, 이집트를 지키기 위한 전수 방어의 중요한 요충지가 이스라엘 지역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동쪽에도, 역시 유브라데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통한 무한대의 생산력을 가진 거대 제국이 있었습니다.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가 차례로 위치했지요.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바다가 없었습니다. 지중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을 세력권에 넣어야 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서쪽, 지중해 연안에는 가나안의 여러 족속들이 견고한 도시 국가들을 만들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멀리는 북아프리카와 남유럽까지 곳곳에 해상 무역기지와 식민지를 건설해 둔 해양 세력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인구와 영토는 이스라엘보다 적어 보여도, 경제력과 정보력, 기술력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전체에 대장간이 없던 청동기 시절에도, 병거를 철로 만들 정도의 강력한 군사력과 과학 기술력이 있었고 지중해 전체가 그들의 네트워크였습니다. 그들의 풍요에 바탕을 둔 음란한 문화와 우상숭배는 이스라엘 자손을 자주 타락시켰습니다.

이러니 당시 이스라엘 땅에 사는 것은 이래저래 불리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생산력이 떨어지는 땅이더라도, 저기 아이슬란드 같이 외진 곳이었다면 가난해도 평화롭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필 당대 최강의 열강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니까요. 그나마도 분단까지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땅의 별명이 ‘사람을 삼키는 자, 네 나라 백성을 제거한 자’였던 것입니다.

이 상황은 한반도와 너무나 유사합니다.

“단군 할아버지는 기획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고 농담 반 진담 반 말하는 역사가들이 있습니다. 일단 한반도가 농업 생산에 아주 불리한 땅이기 때문입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고, 그나마의 평지도 하루의 대부분이 산 그늘에 덮혀 일조량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국토를 지켜려면 적정한 인구가 있어야 하는데, 식량 생산이 가능한 땅이 적습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토지 면적당 식량 생산률이 가장 높은 작물, 쌀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전 세계 쌀농사가 가능한 지역 중에서, 가장 쌀 재배가 어려운 곳이 한반도입니다. 게다가 4계절이 뚜렷합니다. 한국의 겨울은 흰색 사막이지요. 다른 나라 농민들이 슬슬 뿌려가며 이모작 삼모작을 할 때, 한국의 농민들은 쓰러질 정도의 과로를 하면서 간신이 1모작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에 주기적으로 흉년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청나라가 개인 집도 벽돌로 2층으로 짓고 유리창을 달던 시기, 태국이나 캄보디아에도 포장도로가 있던 시기에 우리나라는 궁궐에도 2층 건물이 없었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그리고 이 한반도 주변에도 세계적인 강국들이 가득했습니다.

중국은 옛 이집트가 나일 강을 통해 그랬던 것처럼, 황하와 양쯔강을 통한 무한한 농업 생산력을 누렸습니다. 웬만한 옥토는 다 가진 상태에서, 이민족은 약탈하러 오는 오랑케, 혹은 조공 관계로 컨트롤 할 대상일 뿐이었지요. 그들에게 한반도는 북방의 야만족이나 일본의 팽창을 막아줄 전수방어 기지였기에, 반드시 세력권에 넣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일본은 옛날의 가나안만큼이나 강력한 해양세력이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조총을 대량 수입하고, 나중에는 자체 생산까지 해서 유럽 전체보다 많은 총포를 갖추었던 일본. 그들은 통일 이후로는 항상 조선보다 두 배 이상의 인구와 영토, 농업 생산력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니 우리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이 그나마 가나안 족속에 대해서 갖고 있던 우위마저 없는 셈이었지요.

러시아는 나폴레옹을 멸망시킨 세계 최강국이고, 끝없는 영토와 자원을 갖고 있었지만 바다가 없었습니다. 마치 지중해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졌던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를 연상시키지요. 얼지 않는 항구를 갖고자 조선 땅에 목숨을 걸었던 러시아. 그들은 결국 러일전쟁의 패배로 멸망까지 하지만, 소련으로 간판을 바꾸어 단 후에도 한반도에 대한 욕심은 계속됩니다. 결국 우리 민족의 절반-북한-을 군사적, 사상적 노예화 하기에 성공하지요.

그들은 계속해서 한반도에서 충돌했습니다. 중국으로 가는 길을 빌려달라던 임진왜란부터 시작해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싸움터는 늘 한반도였지요. 우리가 아무리 중립을 외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전쟁은 열강끼리 하는데, 고통받는 것은 한국인들이었습니다.

생산력은 떨어지는데 세계 최강의 열강에 둘러싸여 있는 땅. 거기에 남북으로 분단까지 되어있는 땅, 한반도. 이곳은 마치 에스겔 시절의 이스라엘처럼, ‘사람을 삼키는 땅, 자기 백성을 제거하는 땅’입니다. 저주받은 땅입니다. 나라를 세우기에 최악의 입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땅에 대해서 축복의 말씀을 퍼부어 주셨습니다. 아직 우상숭배를 완전히 청산하지도 못했고, 아직 도덕적으로 회복되지도 못한 이스라엘에게 … 심지어 나라도 다 망한 상태의 이스라엘에게 일방적으로 주셨던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에서 큰 회개 운동이 일어난 것도, 전략적으로 다음 세대를 키우는 누군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냥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긍휼함을 못 이기셔서 주신 축복입니다. 대한민국도 그 복을 받을 수 있을까요?

중국이나 바벨론이 강력해지면, 이는 누가 봐도 지정학적인 이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나 대한민국 같은 곳이 부강해지면, 아니, 생존에 성공하기라도 하면, 이는 하나님이 하셨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늘 약한 자를 통해 그분의 강함을 보이십니다.

이스라엘의 회복 계획은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세우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지성인과 정치가들의 생각이 기껏 어느 편에 붙어서 생존하는가 정도일 때, 하나님께서는 열방의 칭송을 받는 나라, 구원의 선포자로서의 이스라엘을 약속하십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37절)”

계획은 주님께서 세웠어도, 너희는 그렇게 되도록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대재벌에게 외아들이 있었습니다. 재벌은 후계자에게 가장 어려운 계열사의 사장직을 맡겼습니다. 물론 뒤에 아버지가 있으니, 어찌 되었든 성공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곳을 맡기지 않고 이런 곳에 투입한 이유는, 아들이 경영을 배우고 온갖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최고의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도움과 지도를 받아 이 기업을 일으키는 법을 깨닫게 해 주기 위해서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들이 불성실과 게으름으로, 혹은 자기 철학이나 요령으로, 혹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나 불효로, 혹은 음란과 타락으로 이 기업을 망쳐버렸을 때,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버지는 아들을 위한, 아들의 기업체를 위한 최고의 솔루션을 준비해 둘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억대의 손해를 끼치고 불명예를 안긴 아들은 어느 고시원에 칩거해 버립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손해와 불명예에 그렇게 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관심은, 아들이 잘 있는지 뿐입니다.

아들에게 맡긴 계열사 하나 살리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구해야 합니다. 아들이 아버지 앞에 겸손하게 서고, 아버지에게 다시 배우기를 원한다면 분명 모든 일은 잘 풀릴 것입니다. 그 망해가던 계열사, ‘직원 잡는 곳’, ‘임원들의 귀양지’, ‘사표 권고를 위한 파견처’로 불리던 곳이 세계적인 상장사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과 한반도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이 땅은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고, ‘사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 땅’이지만, 경치가 좋다는 것 외에는 어떤 지정학적 메리트가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아버지께 구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가장 선교 많이 하는 나라로 다시 태어나는 중입니다.

아직 조국은 분단되어 있고, 열강의 세력은 두려우며, 음란하고 악한 문화도 범람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렇게 묻습니다. “물론 기도는 하지요.!(정말일까요?) 그런데 이 시점에, 기도 말고 나라를 위해 구체적으로 할 게 무엇입니까?”라고요.

기도가 가장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하나님께 구해서, 하나님의 계획이 이 땅에 서는 것입니다. 기도보다 더 ‘실질적인’ 실천 방법을 찾는 것도 아니요, 내 계획을 딱 세워놓고 주님께 이대로 해 달라는 기도도 아닙니다. 가장 실질적이고, 지혜로운 실천이 기도임을 깨닫고 무릎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역사가는 지정학으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정학을 초월해서 역사를 창조하십니다. 역사의 주인 되신 하나님! 그분은 약할 때 강함이 되십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기도’뿐입니다.

우리가 구할 때, 한반도는 다시는 ‘단군 할아버지가 부동산 사기로 받은 땅’이라고, 혹은 ‘저주받은 열강의 각축장’이라고 불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미 식민지도 아니게 되었고, 보릿고개의 땅도 아니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 가나안 땅도, 여호와의 영광이 임하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됩니다. 다윗의 힘이, 솔로몬의 부가 그 땅을 지도했던 시기처럼,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서 빛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기도합시다. 다른 것을 할 게 없어서 기도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 최선의 실천이니 기도해야 합니다.

놀라운 기적의 연속으로, 간신히 자유를 찾아 행진하기 시작한 우리 민족 앞을 홍해 같은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뒤에서는 세계 열강이 바로의 전차 군단처럼 따라옵니다. 국민들은 홍해 앞의 히브리인들처럼 원망하고 절망하며 소리칩니다. 온갖 거짓 리더들의 선동에 휩싸여 우왕좌왕합니다.

그러나, 모세 같은 한 사람이 기도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바다 위로 길을 내십니다. 주님께서 그 한 사람을 부르십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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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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