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청소년부 모임 후, 뒷정리와 청소를 마치고 나면 저녁 8시에요. 피곤하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맘이 들어요.
그러나 지난주는 예배실로 내려갔어요. 왠지 주님이 저를 부르시며 만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어요. 기도하며 많은 말을 한 것은 아닌데 제 안에서 이런 고백이 나왔어요.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주님의 마음을 구하며 찬양하고, 기도하고 집에 갔는데… 제가 빌라에 살거든요. 그런데 들어서는 입구에 쓰레기가 보였어요. 종이 박스가 빗물에 젖어 풀어져 있고, 쓰레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어요.
사람 심리가 그렇잖아요. 쓰레기가 있으면 거기에 또 쓰레기를 버리게 되는… 그 자리를 지나치려고 했는데 순간, 나의 믿음이 교회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교회는 깨끗이 청소하고 왔는데 내 삶의 현장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은 피곤하고, 날씨는 너무나 덥고…
종이와 일반쓰레기를 분리하고 마트에 가서 7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를 사서 여기저기 널려 있는 쓰레기를 쓸어 담았어요. 쓰레기가 넘쳐서 또다시 종량제를 사러 마트에 다녀왔어요.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목사님이 새벽에 동네를 청소하시잖아요. 제가 그런 목자를 만나니 자연스럽게 목자를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에게 보이려고 한 것은 아니에요. 예전 같으면 그런 일을 하며 뿌듯한 감정이 들었을 텐데 그날은 더 가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내 안에 선한 게 하나도 없음을 고백하며 주님께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날 주님이 주신 마음, 제가 청소하며 부른 이 찬양을 여러분과 함께 부르고 싶어요.
보소서 주님 나의 마음을
선한 것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내 모든 것 주께 드립니다.
사랑으로 안으시고 날 새롭게 하소서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내 아버지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나를 향하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내게 사랑을 가르치소서
당신의 마음으로 용서하게 하소서
주의 성령 내게 채우사
주의 길 가게 하소서
주님 당신 마음 주소서
*교회에서 청소년부를 섬기는 자매의 나눔을 들으며 그대로 받아 적은 글입니다.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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