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으로 들어가는 아프리카 등 출신 불법 이민자 수가 급증한 가운데, 이민자의 중간 기착지 중 하나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밀항 단속을 강화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경찰은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최근 이민자와 밀항 알선 업자 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현지 관리들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경찰은 대테러 경찰조직 등의 지원을 받아 불법 이민자들의 은신처와 밀항 알선 시설 등을 급습했다.
이 과정에서 특수 경찰 조직인 ‘튀니지 국가 경비대’는 수백명의 이민자를 체포하고 밀항에 이용되는 트럭과 선박 등도 압수했다.
대부분 이민자가 이탈리아를 향해 밀항을 시작하는 동부 지중해 항구도시 스팍스에서는 밀항 단속에 동원된 항공기와 경찰견과 수백명의 경찰관들이 동원됐다.
튀니지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이민자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단속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튀니지는 최근 불법 이민자 유입을 우려하는 유럽연합(EU) 및 EU 회원국들로부터 이민자를 단속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아왔다.
EU는 불법 이민자 유입 규모를 줄이기 위해 튀니지에 현금을 지원하고 국경 관리를 강화하라고 압박해왔다.
튀니지는 이민자를 단속하고 일부를 리비아 국경의 사막지대로 내몰기도 했다.
그런데도 최근 유럽행 이민자들의 목적지인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에는 불과 사흘 만에 8천500여명의 이민자가 상륙했다.
올해 들어 북아프리카에서 이민선을 타고 이탈리아에 상륙한 이민자는 12만6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천여명의 두배에 달한다.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주민 유입 대응을 위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EU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멜로니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람페두사섬으로 초청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EU 회원국들은 지난 6월 진통 끝에 회원국 인구 및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난민 신청자를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또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는 난민 1인당 2만 유로(약 2천800만원) 상당의 기금을 납부하는 내용의 ‘신(新) 이민·난민 협정’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폴란드,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이 여전히 이민자 수용에 반대하고 있어서 난민 협정 시행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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