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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동행] 말씀에 순종해 언니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사진: Finn on Unsplash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이란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12)

동양선교회(OMS)는 우리 성결교단을 탄생시킨 선교회이다. 미국에 한참 일어난 부흥의 물결을 타고 우리나라에 개별적으로 오신 선교사님들의 사역에도 대부흥이 일어나 성령충만을 받은 우리나라 사역자들로 ‘성결교단’은 탄생했다.

이 땅을 찾아온 동양선교회 선교사님들은 모든 사역비를 팀장부터 신임까지 균등하게 나눈다. 각자 일의 담당은 달라도 생활비는 모두 같게 했다.

어디서 강사비를 주면 모두 선교회 본부에 드리며 개인 별도 수입은 없었다.

내가 모신 지열 클라이드 선교사님은 “기쁜 소식”이라는 “성경통신학교”를 운영하셨다. 선교사님이 한국말을 많이 배우셔서 의사소통의 문제는 별로 없었다.

에스프레소 국산 커피 한 잔을 받으시고도 얼마나 칭찬을 폭풍같이 하시며 나를 격려해 주셨다. 그때 국산 커피는 맥스웰 한 가지뿐이었다.

한번은 선교사님이 내 월급날을 깜박하시고 선교관으로 가셨다. 나는 매우 서운했다. 당시 쓸 데가 많았으니까.

늦게까지 성경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잠언 29:26이 눈에 들어왔다.

“주권자에게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으나 사람의 일의 작정은 여호와께로 말미암느니라.”

이 말씀은 내 평생의 재정 지침이 되었다. 나의 주권자는 하나님이시므로 오직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고 사람에게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을 가르쳐 주셨다. 그날 섭섭이가 훅 날라가 버리고 발걸음 가벼이 퇴근했다.

이튿날 선교사님은 너무 미안해 하시며 얼마나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지 내가 황송할 정도였다. 그날 이후 오직 나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만 바라기로 했다.

성경통신학교 교재는 요한복음을 7과로 나누어서 무료로 복음을 지면 통신으로 전했다. 상당히 효과적인 복음전도 방법이었다.

미국에서 빅토리 농구팀이 오면 경기 후 성경통신공부 신청서를 나누어주고 신청자에게 1과를 발송한다. 답지와 아울러 7명의 친구 명단을 소개하게 하고 또 그들에게 1과를 보낸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신청자가 늘어나기에 채점하고 질문에 답해주고 하느라 내 책상은 산더미같이 채점지들이 쌓인다. 전라도 신안 지역에서 특별히 신청하는 분들이 쇄도했다. 아마도 전 도민이 다했을 것같이 신청자가 많았다.

한번은 이제 막 삭발하고 출가하여 절에 들어가려는 분한테서 사연과 질문이 왔다.

절에 들어가는 결정을 포기해야 하는지 답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너무 사안이 중대하여 내 멘토이신 분께 의논하고, 훗날 죠이선교회의 대표가 되신 분까지 나서서 어려운 질문들을 여러 번 답신해, 덕분에 그분은 절에 들어가지 않고 주님께 인도되어 거듭나는 역사도 일어났다. 나도 계속 신앙의 발전을 거듭했다.

<자아가 죽을 때>라는 소책자를 읽고 얼마나 떨리는지 눈물 콧물 쏟으며 주님께 자백하고 회개했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내 죄덩어리 자아가 가로막고 있었음을 그 책은 구구절절이 가르쳐 주고 있었다. 어줍잖게 신앙 자랑하며 청년회 일한 것이 창피했다. 한편으로는 잘못된 원인을 알게 되어 속이 시원했다. 자연인으로 나는 성령을 받을 수 없다.

자아가 완전히 죽어야 진정으로 원하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되어 너무너무 고마웠다.

특히 히브리서 4:12-13은 내 자아 깊숙이 말씀의 칼을 들이밀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지으신 것이 하나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우리의 결산을 받으실 이의 눈앞에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느니라.”

많이 울고 많이 깨닫고 주님 앞에 세례받은 것 같게 하는 책이었다. 자아가 악살박살 내는 메시지였다. 지금도 이 구절을 떠올리면 말씀의 칼이 날아오르며 나를 새롭게 한다.

소책자 <카타콤의 순교자>는 밤새 가슴을 뛰게 카타콤으로 나를 인도하며 흥분하게 했다. 그리스도인들이 목숨 내놓고 믿음을 지키는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요한계시록 1:5-6이 그들의 주제 찬송이요 삶이었던 것이 내 가슴에 절절히 와닿으며 나도 그 토굴에서 함께 주님을 찬양하는 듯 느껴졌다.

“…우리를 사랑하사 그의 피로 우리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시고, 그의 아버지 하나님을 위하여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신 그에게 영광과 능력이 세세토록 있기를 원하노라. 아멘.”

모진 핍박과 고통의 현실에서 이분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실 것을 굳게 믿었다.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를 자기 자신들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또한 그 나라가 이루도록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생명을 값으로 치르며 승리했다. 자손 대대로 그들은 이 복음 지키는 일을 해냈다. 나는 이 믿음의 대열에 합류해 있음을 영광스럽게 감사하며 눈물로 화답했다.

성경공부를 형제들 집에서 하고 나오는 날은 은혜가 넘쳐 흘렀다. 어떤 날은 버스 타고 나 혼자 성찬식을 했다. “아무 흠도 없고 거룩거룩하신 하나님의 어린 양이 죽임을 당했네.” 혼자서 찬송을 펴서 속으로 부르며 눈물을 줄줄 흘리곤 했다.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을 보면 한 이파리도 같이 흔들지 않고 저마다 다르게 흔들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햇빛에 비추인 나뭇잎들은 이 세상에서 처음 보는 빛처럼 나를 황홀케 했다. 창세기 1장의 빛, 주님이 비추신 요한복음의 주님 생명 안의 빛! 모든 만물이 하나님을 증거하고 그 사랑을 나타내고 있음이 보여 찬양과 환호가 나를 가득 채우곤 했다.

이렇게 말씀을 가까이하며 사무실에서도 주님은 나에게 수시로 인간관계를 교정해 주셨다. 한번은 사무실 언니와 조금 의사가 충돌하여 언짢게 되었다. 내 자리에 돌아와서 성경을 폈는데 골로새서 3:12-15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이 말씀이 나를 뜨끔하게 했다. 평안의 띠를 내가 끊어놓을 뻔한 것을 알았다. 즉시 로비에 계신 믿음의 언니에게 이 말씀을 보여주며 내가 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하여 불협화음이 일어나게 한 것을 자백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 언니도 조금 찜찜하던 차에 나의 고백을 듣고 모자라는 나를 용서해 주었다. 그 이후 우리는 급격하게 사이가 좋아졌다. 믿음은 한 발 더 앞으로 나갔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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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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