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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조폭한국(組暴韓國)

unsplash의 JEONGUK

오늘의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이다. 지금 유럽 사람들이나 미국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놀란다.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던 유럽이나 미국은, 밤이 되면 인적이 끊기고 깊은 어두움이 지배한다. 그러나 말 그대로 한국은 밤이 자유 천지고, 편안한 나라이다. 서양 사람들은 우리가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으로 가장 위축되고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했었지만, 실상 와서 보니 한국은 참으로 안정되고 사람 살기에 좋은 나라라는 것을 금방 알아챈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단다.

사실 한국은 집에서 나가면, 약국이 있고 병원이 있고 식당과 마트 천지다. 그래서 먹고 싶은 대로 골라 먹는다. 또 교통망은 서울·경기가 최고다. 인천 공항도 세계 최고지만, 서울·경기의 전철도 가장 깨끗하고 좋다. 이 지구상에 계절에 따라 전철 좌석에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또 버스 정류장에는 열선을 넣어서 겨울에도 따듯하다. 대한민국의 서울은 밤 열두 시가 넘었는데도, 한강 공원에서 자리 깔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고, 커피나 치킨과 족발을 전화로 주문하면 총알처럼 배달해 주는 나라이다. 그리고 한국에는 도적이 없다. 먹고 살기도 나아졌지만, 지금은 CCTV가 요소요소에 설치되어 옛날 수법의 도적은 100% 잡힌다. 또 외국 관광객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카페에서 노트북 컴퓨터, 핸드폰, 시계 등을 그대로 두고 몇 시간 후에 돌아와도 아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고 혀를 내두른다. 왜냐하면 지금 사람들은 시시하게 남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런던, 파리, 암스텔담, 로마, 바르셀로나 등 북유럽은 한국식으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말 그대로 대도시에는 도적놈들이 우글거린다고 보면 된다. 내 경험을 말하면, 오래전 오슬로에서 기차를 타려는데, 나는 생각 없이 내 손가방을 땅에 두고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지나가던 사람이 나라를 보고 “조심하시오, 위험합니다! 빨리 가방을 붙잡으세요!”라고 해서 위험을 면했다. 또 한번은 암스텔담에서 전철 중앙역 근방에서 하차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창밖으로 나를 향해 “빠솝(조심해!), 빠솝(조심해!)”하고 외쳤다. 나는 그 뜻을 알고 있었는데, 내가 전차에서 내리는 순간 2인조 도적이, 내 양복 위 저고리에 오물을 투척하고는 “아이고, 양복에 더러운 것이 묻었군요”하고 수작을 부리는 순간에, 나는 아주머니의 소리치는 것을 듣고 더 양복을 힘있게 잡아당김으로 위험한 순간을 면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좀도둑은 없어지고 있지만, 조폭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폭이란 조직 폭력배를 의미한다. 거기에는 반드시 두목이 있고, 따르는 패거리들은 두목에게 절대복종하는 수직 문화가 있다. 그들은 조폭의 두목을 그냥 <사장님>, <회장님>으로 통칭한단다. 특히 조폭들의 복장은 건장한 체격에 말쑥한 정장 차림, 특히 검정색 양복을 입은 멋쟁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조폭 중에 00파, 00파 등,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에도 크게 활약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폭 대청소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꼭 <조폭>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조폭들은 반드시 식칼, 몽둥이를 들고 <필요악>으로 등장하여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아마도 시청자들도 그 조폭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특히 조폭들이 하는 일 가운데는 기업형이 많다고 한다. 건달들이 두목을 중심으로 이권에 개입하여, 상대방을 폭력으로 제압하면 상당한 거액의 돈을 받은 조폭들이 많다. 이들은 엄연히 <회사> 간판을 내걸고 대담하게 정보수집을 하는가 하면, 정치권에도 기웃거려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을 넘보면서 정보장사를 하는 <조폭>들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 한국에는 수백만 명의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한국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어떤 조폭은 경찰과 짜고, 경찰의 묵인하에 정보를 빼내는 수법도 있다고 한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이 조폭을 이용하고 상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조폭들 중에는 유튜브를 통해서 여론몰이를 해주고 어느 당을 유리하게 만들어 주면서 이익을 챙기는 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말하자면 식칼은 안들면서도, 고급 조폭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조폭은 말 그대로 조직적 폭력집단이다. 그리고 그 조직은 철옹성처럼 되어 있고, 그 조폭 세력이 역사를 바꾸기도 하고 정치를 뒤엎기도 한다. 거기는 윤리나 도덕이나 정의가 없다. 그러므로 한국이 병든 것은 조폭과 정치가 손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이기려면 조폭의 도움이 있어야 하고, 지금 길거리의 모든 시위에 앞장서서 지휘하는 것도 조폭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만에 하나 조폭들 중에 붉은 세작들이 함께한다면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은혜로 축복을 받은 나라이고, 찌들게 가난했었고, 위험한 나라에서 세계 6대 강국으로 올라서 있는 희망찬 나라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그런데 이 좋은 나라에 <조폭적 세계관>을 가진 자들이 많아지면, 정치도, 경제도 <조폭수준>으로 떨어진다. 식칼과 몽둥이는 없어도 가짜 뉴스 공장이 돌아가고, 가짜 유공자들이 판을 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돈뭉치를 가지고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은 이 조폭 세력이다.

얼마 전에 어느 야당 대표가 법원으로 소환되어 가는데, 한국의 난다긴다하는 중진 정치인 40여 명이 호위무사가 되어 보스를 에워싸고 가는 모습에서 <조폭의 전형적 의전>과 비슷하다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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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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