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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우리 교회 제자훈련, 놓친 건 없을까?

사진: Small Group Network on Unsplash

나는 그동안 교육과 경험만이 아니라 성숙한 성도의 모범을 통해 천천히 제자로 만들어졌음을 깨닫는다

제자도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누군가에게는 커피를 마시며 하는 성경 공부, 또 거기에 기도와 서로 섬기고 돌봄까지 포함한 모임이 떠오를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사역 과정에서 수행하는 책임일 수도 있다.

내 신학교 생활은 수업과 관계없이 특히 나를 성장으로 이끈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우리 교인 가정을 다니면서 제자훈련을 받았는데, 그들은 진정한 겸손과 인내, 봉사와 친절을 통해서 내게 더 나은 배우자와 부모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인생을 돌이켜보면, 나는 그동안 교육과 경험만이 아니라 성숙한 성도의 모범을 통해 천천히 제자로 만들어졌음을 깨닫는다. 나는 제자 삼는 모든 사역에 관한 성경적 패턴에는 본받음을 통한 이런 식의 성장(formation)이 반드시 포함된다고 믿는다.

일반적인 접근

제자도에 관한 인식은 종종 서방 교회가 그리스도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제자 삼는 방법은 크게 다음 두 가지 기본 범주에 포함된다. 하나는 가르침을 통해서, 또 다른 하나는 위임을 통한 제자 삼기이다.

교육적 모델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종종 소수의 교사를 통해 제자훈련이 이루어지는 교회 출신이다. 이런 제자훈련은 주로 주일 아침 수업, 비공식 성경 공부, 강해 설교,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경 학교나 신학교에서 일어난다.

누구나 자신이 훈련받은 방식으로 제자 삼는 경향이 있기에, 교육적 모델의 배경을 가진 서양 선교사는 종종 기독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모든 말씀을 제대로 배우는 제자를 만들기 원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존의 인지적인 접근 방식에 대응하여 또 다른 제자훈련 방법이 등장했다. 가르침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많은 선교사가 위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새로운 신자를 즉각적으로 전도와 교회 개척 사역에 투입함으로써 그들의 제자됨을 증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식민주의(colonialism)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동력을 얻었다. 서양 선교사가 토착 신자에게 가할 수 있는 외부 사상의 강요나 필요 이상의 영향력 주입을 피하도록 하는 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순수한 교육 모델, 특히 신학교 훈련으로 끝나는 모델은 개발도상국에서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제대로 구현이 안 되는 것으로 이미 입증되었다.

교육 모델이 가진 한계를 인식하는 선교사는 그것을 넘어선 방법을 채택할 뿐 아니라 심지어 비판하기까지 한다. 머리로만 아는 지식이 아니라 섬기는 능력을 지닌 새로운 신자를 보기를 간절히 원하기에,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모든 것을 순종하는 제자를 삼고자 노력한다.

성경의 패턴

그러나 두 가지 접근 방식이 다 성경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자도는 교육과 위임이 다 필요하다. 그러나 온전한 제자 삼는 성경적 패러다임은 본받음을 포함하기에 단지 이 두 가지 접근 방식만으로는 불완전하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더 나아가 더 넓은 제자 공동체를 가르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셨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사도들에게 책임을 맡기심으로, 그들이 예수님이 없어도 충분히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권세까지 주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첫 번째 요소는 “그와 함께 있는 것”(막 3:14)이다. 복음서 전반에 걸쳐, 하나님 나라 선포이든, 귀신 축출이든,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임으로 알려주셨다. 예수님은 또한 제자에게 꼭 필요한 섬김과 고난을 본보기로 제시하셨다(막 8:34; 10:45). 교육받지 못한 갈릴리인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히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했을 때, 유대 지도자들은 그들이 “예수와 함께 있었다”(행 4:13)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그가 처음 보여주신 것처럼,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우리가 그의 제자임을 세상에 입증할 것이라고(요 13:34-35).

공유 경험과 본받음에 대한 강조는 예수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자 삼기에 대한 바울의 접근 방식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생생한 모범에 크게 의존했다(고전 4:17; 빌 3:17). 그는 가는 곳마다 성경을 가르쳤다(교육). 동료와 지역 주민이 자신이 없이도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투자). 그러나 바울은 끊임없이 제자들을 모아 시간을 함께 보냈고, 자신의 사역에 동참하게 했다(행 20:4). 바울은 교회 지도자와 교인이 그를 본받아(고전 11:1; 살전 1:6; 딤후 3:10), 다른 사람들에게 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살전 1:7 ; 딤전 4:12; 딛 2:7).

바울의 제자도 여정을 관찰한 사람이라면, 제자도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바울은 새로운 신자를 향한 권위 있는 가르침이든, 궁극적인 사역의 위임이든, 계속해서 멘토링 모델을 사용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의 제자 삼는 모든 과정에는 모방이 스며들어 있다.

모방을 통한 형성

물론 교육 모델에 전념하는 사람이라고 신자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위임에서 항상 실패한 것은 아니다. 위임을 통한 사역 경험을 강조하는 사람이 성경 교육에 관심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제자 양육을 위한 성경적 모델이 교육과 위임과 모범을 다 포함하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성숙(Christian formation)에 대해서 더욱 관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따르는 사람들에 관해서 좀 더 잘 알아야 한다(히 13:7).

서구식 선교 방법은 사역을 주로 정보와 거래 중심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르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모델이 되고, 멘토가 되고, 또 무엇보다 서로 함께해야 한다. 이런 풍토는 신자들이 서로를 환대하고 책임을 다하는 지역 교회의 상황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교회 내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모범의 가치는 단지 중재된 존재 또는 가상 모임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충실한 제자를 삼을 수 있다는 가정을 약화시킨다. 본받음이 성숙의 중심이라면, 교회가 의미 있는 관계를 제공하는 물리적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제자훈련이라는 중심 과제에서 교회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선교를 예로 들자면, 단기 선교, 가상 훈련, 또는 부업 차원에서 촉매제 및 컨설턴트로 봉사하는 선교사와 함께해서는 결코 제대로 된 제자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실은 지역 교회가 사역자나 선교사를 찾을 때 단순히 학력(교육)이나 경험(위임)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거기에 더해서 믿는 자에게 본이 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본받음). 당당하게 나의 삶을 닮으라고 말할 수 있는 입증된 성품을 갖춘 후보자를 찾아야 한다.

성경 공부와 개인적인 관찰을 통해 나는 주님이 주신 지상명령이 단지 교육이나 위임을 통해서만 성취되는 것이 아님을 확신한다. 눈에 띄는 행실, 모범적인 봉사, 희생적인 사랑을 통해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때 진정한 제자도는 실현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게 어떤 모습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을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엘리엇 클라크 Elliot Clark |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MDiv)를 졸업하고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며 다문화 교회 개척 사역을 했다. 현재 Training Leaders International에서 해외 교회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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